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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학 Jan 26. 2019

Who am I

가면무도회 속 감춰진 자신을 찾는 일

Who am I?

질문이 많이 익숙하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보통 자기 자신에게 던지는 것. 즉, 지금 나의 상황이나 모습 등에 변화가 필요하다 생각할 때 나온다. 청소년기를 지나면서 자아정체성을 성취하거나 사회에 나가 미래를 준비하는 동안에 동기부여를 위해 내면에게 질문하고 스스로 정답을 찾는다.


이 질문의 답을 찾음으로써 누군가는 많은 변화를 경험하고 발전한다. 실제로 비슷한 질문을 주제로 한 서적들도 꽤나 많다.


자아성찰이란 것은 분명히 인생을 살면서 무조건적으로 필요로 하고 매우 중요한 것은 따로 말을 하지 않아도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자신의 현실을 직시하고 깨달음을 얻는다. 그럼으로써 노력하고 변화하여 세상에 날개를 펼치는 것이 인생의 베스트가 아닐까 생각한다.


자신에게 던지는 것만으로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말이 절대적으로 아니다. 질문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그것마저도 안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비율적으론 살면서 한 번씩 질문해 보았을 거라 생각한다. 그럼 그 질문한 사람들 모두가 원하는 인생을 살고 있을까?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다.


미래를 걱정할 때 유독 많이 나에게 질문을 던지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속으로 시도 때도 없이 생각했던 것 같다. 길을 걷다가도, 밥을 먹다가도, 심지어 잠에 들기 직전까지도 말이다. 내일 걱정을 시작으로 앞일을 걱정하고 나는 지금 뭘 하고 있는 걸까? 내가 잘하는 건 뭐지? 결국 끝에는 결국 나란 사람은 대체 뭐지...?라고 질문한다.


답은 당연히 찾지 못했다.


한참 그런 생각에 젖어 살다 보니 어떤 날에는 세수하러 화장실에 갔다가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마치 남처럼 낯설게 느껴진 적도 있었다.


이것을 우리는 ‘의미 과포화 상태’라고 한다. (반복적으로 말하는 단어와 같이 형태가 고정되어있고 반복적인 신호가 계속 발생하면 이 신호에 대한 반응이 일시적으로 둔감해지면서 의미가 추출되지 않는 것일 뿐이다. 단순한 미시감이라고 할 수도 있다.-네이버 출처-)

의미 과포화보다는 게슈탈트 붕괴 현상이란 단어로 많이 쓰이지만 이것은 괴담에서 유래한 단어이다.


A와 B는 매일 거울을 보며 나는 누구인지 자신에게 질문을 던졌다. 장난으로 시작한 일이었다. 시간이 지나자 이상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A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 혼란이 오는 것을 느끼고 즉각 실험을 중단했다. 하지만 다음날부터 B는 보이지 않았다. A는 걱정되는 마음에 B의 집으로 갔고 거기서 발견한 것은 자신이 누구인지 잊어버린 B와 삼 면경이었다. 3명의 자신이 질문했기에 더 큰 영향을 받은 것이다.

삼 면경

괴담에서처럼, 자신이 누구인가 하는 질문이 꼭 좋은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생각을 깊게 하면 할수록 더 꼬일지도 모른다는 불안함이 더 크게 다가왔다. 나를 정확하게 정의 내리는 기준은 과연 무엇일까?


나는 내가 가장 잘 알고 있다고 당연하게 생각했었는데 사실 나조차도 나를 잘 모르고 있음을 깨닫는 순간들이 있다. 내가 모르는 것을 남이 더 잘 아는 부분도 가끔 나타난다. 내가 모르던 사이 습관적으로 나오던 버릇들을 친구를 통해서 알게 된다거나 점을 보거나 타로를 보는 것 또한 말이다.


그럼 나라는 존재는 타인의 눈에서 정의 내려진다고 볼 수도 없는 노릇이다. 남이 모르는 나만의 비밀들 또한 많은 부분들을 차지하고 있다. 나의 모습은 이렇듯 여러 가지다. 내가 보는 나, 가족이 보는 나, 친구가 보는 나, 전혀 모르는 사람이 보는 나의 첫인상과 같이 나란 존재는 하나면서도 여럿이다.


그 많은 모습 중에서 진짜 나를 찾아라? 사실 웃긴 이야기다. 다른 모습의 사람이더라도 나는 나지만, 조금씩 다를 뿐이다. 꼭 하나만이 진정한 내가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린 계속해서 질문한다. “나는 누구지?” 그 질문에서 내가 알고 싶은 “나”는 과연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 “나”인가.


자신을 찾기 위한 여행에서 돌아오는 결과는 당연 딱 두 가지다. 자신을 찾아서 자신감을 되찾거나 그저 지금의 부족한 자신의 모습을 더 뚜렷하게 확인하고 낙심하는 것. 그것을 결정짓는 것은 어떤 방향으로 생각을 잡아가느냐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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