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44] 시작의 기술 _개리 비숍 지음 (이지연 옮김)
나를 변화 시키는 '시작의 기술'
“나중에 할게요.” 아니다. 지금 해라. “저는 그 정도로 똑똑하지 못해요.” 집어치워라. 그런 헛소리는 그만두고 행동으로 해라. 이 책을 읽기만 하지 마라. 생각만 하다가 일상으로 돌아가는 또 그 병신 같은 짓을 똑같이 하고 또 하지는 마라. 읽은 내용을 실천하라. 당신은 당신 생각이 아니다. 당신은 당신 행동이다. 당신은 당신이 하는 일이다. 당신을 가고 싶은 곳으로 가지 못하게 막고 있는 유일한 것은 당신의 행동이다. - 시작의 기술 (게리 비숍) -
놀라운 책이다. 충격적이다. 자기계발 책에서 이렇게 적나라한 표현은 처음이다. 마치 자기계발 분야의 욕쟁이 할머니를 만난 기분이다. 일부러 책 내용 중 일부를 먼저 인용했다. 비숍 형님 스타일로 써보자면, “위 문장이 거북하다면 덮어라. 다른 책을 읽어라. 진정 자신의 거지같은 삶을 바꾸고 싶다면, 비숍 형님만 믿고 따라와라.” 그간 자기계발서의 따뜻한 위로와 조언이 간질간질하다면 이 책이 적당하다. 읽어보라. 너무 대놓고 혼내기 때문에 때로는 부끄럽기까지 하다.
이 책의 원래 제목은 Unf**k yourself. 우리말로 하자면, “이제 네 인생 좀 그만 망쳐!”이다. 책 전체적으로 쓴 소리가 가득하다. 좋게 말하면 진심어린 조언이다. 너무 직설적인 동네 형에게 상담을 받는 기분이다. 더러는 욕을 섞어가며 정신 차리라고 호통 치는 그런 동네 형 말이다. 마치 이렇게 소리치는 것 같다. “지금 이 현실을 한번 봐.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네가 지금까지 이토록 열심히 망쳐놓은 네 삶을 말이야. 핑계 댈 생각은 하지도 마. 다른 사람을 탓하지 마. 네가 만든 거야. 인정하기 싫겠지. 듣기 싫어도 들어. 보기 싫어도 보란 말이야. 제발 한 번이라도 네 인생을 제대로 보라고!”
쓴 소리는 비수가 되어 가슴에 꽂힌다. 제대로 뼈를 때린다. 읽는 내내 아프다. 하지만, 읽다보면 오히려 위로가 된다. 내 고민을 솔직하게 터놓고 얘기한 기분이다. 심지어 책의 마지막은 “몰라서 못하는 게 아닌 것쯤은 이젠 인정할 수 있겠지”다. 아오. 내내 혼나서 억울한데, 맞는 말이다. 딱히 뭐라 반박할 말도 없다. 남들이 괜찮다며, 네 잘못이 아니라며, 환경이 잘못이니, 너는 잘하고 있다고 위로를 건넬 때 이 책은 오글거리는 위로 따위를 가볍게 비웃어주신다. “환경 같은 소리하고 있네.” 이 책의 진가는 비웃음에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끝까지 감추고 싶은 속내를 기어이 들춰낸다. “환경이 문제가 아니라 ‘환경을 대하는 너의 태도’가 지금의 너를 만든 거야. 알겠어? 그러니 정신 똑바로 차리고 지금부터 내 얘기 잘 들어.” 라고 말이다.
물론 환경 탓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 환경 탓만을 하고 앉아 있을 건데? 상황이 이 지경이 될 때까지 “과연 너 님은 무슨 노력을 얼마나 했는데?”라고 되묻는다. 가드를 올릴 틈도 없이 굵직한 어퍼컷을 쉴 새 없이 날린다. 정신이 혼미하다. 그만 때리라고 얘기하려고 짜증 좀 낼까 싶은데, 책은 끝난다. 분량은 짧다. 신나게 얻어맞고 가까스로 정신을 차렸을 때 나는 이미 책에 밑줄을 긋고 있었다. 그것도 아주 벅벅.
책은 강의를 보는듯한 구성이다. 적절한 아니, 다소 과격할 수 있는 예시와 훈계, 그리고 반복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한다. 책이 아닌 한 편의 테드 강연을 보는 기분이다. 책을 읽는 내내 비숍형님이 나를 노려보는 듯하다. “웃어? 이 상황에 웃음이 나오니? 이거 바로 니 얘기야. 왜 눈을 피해? 니 얘기라고!” 하고 말이다.
책은 생각의 중요성으로부터 시작한다. 인간의 감정은 대게 생각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생각은 자기 대화를 통해 강화된다. 비숍 형님은 멀고 먼 옛날 로마 황제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서 단언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네 인생의 주인은 다름 아닌 너이기 때문에 단연해야 한다고 말이다. 단언은 생각을 바꾼다. 그래서 단언이 중요하다.
단언은 “~다.”라는 형식의 문장이다. 예를 들면 ‘의지를 가져라.’가 아니라, ‘나는 의지가 있다.’와 같은 형식이다. ‘나는 이미 의지가 있으며,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온 것이다.’ 자신감을 인정해주는 듯하지만, 사실은 지금까지 삶에 대한 소극적인 자세를 날카롭게 꼬집고 있다. 뼈를 때리고 살을 꼬집는다. 아야.
책은 7개의 단언으로 구성된다.
1. 나는 의지가 있어.
2. 나는 이기게 되어 있어
3. 나는 할 수 있어
4. 나는 불확실성을 환영해
5. 생각이 아니라 행동이 나를 규정해
6. 나는 부단한 사람이야
7. 나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고 모든 것을 받아들여
나는 의지가 있고, 이기게 되어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무엇이든 할 수 있다. 그러니,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도 겁낼 필요가 없다. 오히려 불확실성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생각이 아닌 행동을 한다. 왜냐하면 나를 규정하는 것은 생각이 아닌 행동이기 때문이다. 그러자니 부단히 움직여야겠다. 할까 말까 고민될 때는 언제나 그렇듯 ‘하는 게 답’이다. 실패를 두려워 말자. 잘못될까봐 걱정하지 말자. 불필요한 기대를 버리자. 그냥 하자. 최선을 다했다면 그 결과가 어떠하든 받아들인다. 때론 성공할 수도 때론 실패할 수도 있다. 때로는 당장 결과가 눈으로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도 꾸준히 시도하고, 또 시도해야 한다. 그렇게 변화를 시작하라. 성공을 시작하라. 시작하고 또 시작하라. 그것이 바로 나를 위한 ’시작의 기술‘이다.
※ 본 글은 책의 내용을 옮겨 적고, 개인적인 생각을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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