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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가장 Mar 22. 2020

잠이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책]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_매슈 워커


졸리면 제발 주무세요~


잠이 쏟아집니다. 이 세상에 가장 무거운 것이 바로 ‘눈꺼풀’이라는 말이 괜한 소리는 아니었군요. 졸음은 제 아무리 천하장사라 한들 버티기 힘들어 보입니다.


하루 빨리 완전자율 운행차량이 나오기를 진심으로 바래봅니다.


  우리는 단조로운 이야기를 듣거나, 지루한 강의를 볼 때, 또는 어려운 책을 읽거나 재미없는 글을 억지로 읽어야 할 때 졸음이 쏟아집니다. 졸린 것은 뇌가 보내는 신호입니다. 이제 그만 잠시 쉬었으면 좋겠다고 말이죠. 재미없는 이야기는 뇌가 싫어합니다. 즐거움은 인간의 본성입니다. 글이던 말이던 앞뒤가 맞는 ‘이야기 형식’을 좋아합니다. 흥미진진한 드라마나 추리소설은 밤잠을 설치게 만드니까요. 책도 마찬가지입니다. 애써 머릿속으로 상황을 그리지 않아도 빠져드는 소설이 있는가 하면, 대체 뭔 소리인지 모를 자기개발서도 있습니다.


  이번 책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의 저자인 매슈 워커는 서문에서 자신의 책을 읽다가 졸리더라도 괜찮다고 얘기 합니다. 아니, 그렇게 해서라도 제발 좀 푹 자라고 권유하기까지 합니다. 아쉽게도 이 책은 재밌습니다. 작가는 이 책에 잠과 꿈에 대해 거의 모든 것을 담았습니다. 이렇게까지 잠이 중요하고, 꿈이 흥미로울 줄 몰랐습니다. 이 책을 통해 잠과 꿈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저는 책을 읽는 동안 빨리 자고 싶었습니다. 작가가 얘기한 잠과 꿈의 놀라운 힘을 직접 경험해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책이 지루해서 그런 거 절대 아닙니다.)



  #1. 잠과 꿈은 왜 소중한가?

  “인류의 문명은 잠에서 비롯되었다.”

  허무맹랑한 소리가 아닙니다. 매슈 워커는 잠의 기원을 탐구하기 위해 선사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 설명합니다. 그것도 동굴 생활 훨씬 이전까지 말이죠. 동굴 생활 전 인류는 딱히 ‘주거지’라 할 만한 곳이 없었습니다. 낮에는 먹이를 찾아 이동하다가 밤이 되면 나무로 올라갔을 것입니다. 나무 위는 그나마 괜찮은 피난처였습니다. 나무 위는 바닥의 해충과 습기를, 그리고 사나운 포식자를 피할 수 있는 피난처였을 것입니다. 그 위에서 두려움으로 밤을 지새웠을 것입니다. ‘혹시나 졸다가 떨어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과 함께 말이죠.


  그랬던 인류가 땅으로 내려왔습니다. 땅으로 내려온 인류는 비약적인 성장을 이룩합니다. 이때부터 비로소 인류는 제대로 된 잠을 자기 시작합니다. 나무 위 잠은 쪽잠이었습니다. 떨어지지는 않을까 신경을 곤두세우고 자야하니, 깊은 잠을 잘 수 없었겠죠. 땅위의 잠은 이와 달랐습니다. 야간에도 불을 피우고, 교대로 보초를 서며 자기가 속한 무리를 외부의 위험으로부터 지켰습니다. 덕분에 다른 구성원들은 두발 뻗고 깊은 잠을 잘 수 있게 되었습니다.


  땅위에 내려왔기 때문이 아니라 ‘깊은 잠’을 자기 시작하면서 인류는 비약적인 발전을 하게 됩니다. 돌을 떼고, 갈면서 무기를 비롯한 생활용품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채취와 사냥으로 먹을 것을 조달했던 그들은 이제 농사를 짓고, 가축을 사육하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실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게 모두 깊은 잠 덕분입니다.


  잠을 자는 동안 우리는 비램수면과 램수면을 번갈아 겪습니다. 그중 램수면은 깊은 잠 이후에 발견되는 비교적 짧은 잠입니다. (램수면은 눈알이 빠르게 움직이는 수면이라서 이러한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REM : Rapid Eye Movement) 램수면 때는 단지 눈알만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뇌에서는 파티가 일어납니다. 뇌의 거의 모든 영역이 활발히 반응합니다. 파티가 열리는 동안 단기기억이 장기기억으로 옮겨 갑니다. 낮 동안 새롭게 배우고 익힌 내용들을 머릿속 구석구석에 다시 저장해둡니다. 그냥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다양한 부위에 저장된 기존 기억과의 연결을 통해서 새로운 방식으로 말이죠.


  이러한 연결이 불을 발견하고, 무기를 제작하는 등의 새로운 발견을 이끌어냈을 것입니다. 심지어 이들은 알 수없는 존재나 예측할 수 없는 미래와 같은 두려움을 이겨내고자 가상의 존재를 만들어 내기에 이르게 됩니다. 이로써 ‘종교’가 탄생하기에 이릅니다. 잠 덕분에 아니, ‘깊은 잠’ 덕분에 인류는 비약적인 발전을 할 수 있었습니다.



  #2. 현재와 미래에도 잠과 꿈은 필요할까?

  지금처럼 변화의 속도가 빨랐던 시대는 없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금은 불확실한 변화를 주도하기 위해 창의력을 강조하는 시대이기도 합니다. 창의력의 핵심은 ‘연결’입니다. 하늘아래 새로운 것이 없듯, 하늘에서 뚝 떨어진 새로운 것도 없습니다. 기존의 것을 살짝 바꾸거나, 새로운 영역으로 끌어와 적용하는 것이 바로 창의력이 아닐까요?


  이러한 점에서 볼 때 현재와 미래에도 잠과 꿈은 필수적인 핵심요소입니다. 우리는 새로운 기억을 저장할 때 자신이 가진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감정을 섞어 기억해둡니다. 그 기억을 꺼낼 때 역시, 또 다른 새로움과 연결되어 기존과는 또 다른 기억으로 저장합니다. 그러니, 같은 장소에서 같은 경험을 했다고 해도 각자의 기억이 모두 다른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심지어 자신의 기억도 어제와 오늘은 달라지기 마련입니다. 같은 공간, 같은 경험을 하더라도 저마다 기억은 달라지는 것이 당연합니다. 바로 무엇과 ‘연결’하느냐에 따라 말이죠.


  창의성의 기본 재료인 “연결”은 잠과 꿈에서 활발하게 이뤄집니다. 창의성이 강조되는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잠과 꿈을 사랑해야 합니다. 더욱 깊이 자고, 더욱 열심히 자야합니다. 우주가 깜짝 놀랄만한 아이디어는 다름 아닌 당신의 잠과 꿈에서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아가야, 좋은 꿈 꾸거라. 어른들도 좋은 꿈 꾸세요


* 이 글은 책의 내용을 발췌하고 개인적인 생각을 덧붙였습니다.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매슈 워커)

http://www.yes24.com/Product/Goods/6976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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