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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가장 Mar 18. 2020

성공을 연결하라.

[책] 성공의 공식 포뮬러 _엘버트 리슬로 바라바시

  마밀라피나타파이(Mamihlapinatapai)

  기네스 북이 인정한 ‘세상에서 가장 뜻이 긴 단어’입니다. 공식적으로 가장 뜻이 길고 번역하기 어렵다는 이 단어의 뜻은 이렇습니다.


서로에게 꼭 필요한 것이면서도 자신은 굳이 하고 싶지 않은 어떤 일에 대해서 상대방이 자원하여 해 주기를 바라면서, 두 사람 사이에서 조용하면서도 긴급하게 오가는 미묘한 눈빛

- 마밀라피나타파이(Mamihlapinatapai) -


  외국에서는 자원봉사의 딜레마를 설명할 때 사용하기도 합니다. 어렵게 말하면 “필요성 책임 전가 눈빛” 쉽게 말하면, “눈치 보기”와 유사합니다. 누군가는 이 복잡 미묘한 단어의 뜻을 이렇게 표현하기도 합니다. “조장하실 분?”




  조별과제는 조원간의 협업과 시너지를 통해 혼자 과제를 수행할 때보다 더 나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아쉽게도 이 좋은 장점은  ‘기대’에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별과제는 사회의 축소판을 보는 듯합니다. 예를 들어 5명이 함께 과제를 수행 한다면, 1명은 주도합니다. 보통 이런 사람이 조장을 맡게 됩니다. 다른 한명은 조장과 같은 주도자를 적극적으로 돕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한명은 놀랍게도 반드시 아무것도 안합니다. 주도자, 조력자, 포기자가 만들어지는 순간입니다. 뜻밖에도 조별과제의 성패는 나머지 2명에게 달려있습니다. 그들이 조력자에 편에 서느냐 혹은 포기자의 편에 서느냐에 따라 조별과제의 운명이 결정됩니다.


  이처럼, 조별과제는 과제 자체보다도 사람을 관리하는 것이 너무 어렵기 때문에 누구도 선뜻 조장을 맡으려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누군가는 학점을 날로 먹으려 한다는 점이 조장의 밤잠을 빼앗아 갑니다. 생식(?)을 선호하는 그 자를 경계해야 합니다. 조장은 조원들이 학점을 날로 먹지 못하도록 조화롭게 이끌어야 합니다. 생각 만해도 피곤한 일입니다. 그래서 누군가 ‘조장하실 분?’이라고 물었을 때, 다들 고개를 숙이고 그 어렵다는 ‘마밀라피나타파이’를 몸소 보여주나 봅니다. 이런 상황에서 ‘누군가가 해야 한다면, 나는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을 이기적이라고 탓할 수만은 없는 노릇입니다.


학점. 날로 먹지 마세요. 학점이 회는 아니자나요?


  비록, 험난한 가시밭길뿐인 ‘조장’이지만, 조장은 조장으로서 조별과제를 성공시키기만 한다면 조원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성과를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얻기도 합니다. 자신이 주도한 경우, 그 과정에실력은 무조건 향상됩니다. 뿐만 아니라 자기효능감도 얻을 수 있습니다. 작은 성공을 경험함으로써 ‘내가 계획하고 실천한 것이 효과가 있네? 나도 쓸모가 있겠는 걸?’ 하는 믿음이 자신감을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만약 남들 앞에서 발표까지 해봤다면, 아무나 할 수 없는 좋은 경험도 해본 셈입니다. (물론, 또 누군가는 굳이 할 필요 없는 고생을 했다고 비아냥거릴 것입니다. 누군가 그런 맥 빠지는 소리를 한다면 차라리 두 귀를 막고 무시하는 게 건강에 이롭습니다.)


  조장으로서 조별과제를 성공한다면 조원들로 부터 감사와 좋은 평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조력자들은 물론이고, 포기자들 역시 당신의 공로를 인정할 것입니다. 조별과제에서 때론 비협조적이고 소극적이었던 포기자들 역시, 결과적으로 자신들이 기여한 것에 비해 과분한 성과를 얼떨결에 얻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고마운 마음이 들기 마련입니다.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인간관계는 ‘상호성의 법칙’이 지배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를 받으면 하나를 주고 싶은 마음이 당연한 것이죠. (물론, 그렇지 않은 악랄한 인간들도 분명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 어쩔 수 없는 노릇입니다. 사회라는 조직이 원래 그렇습니다. 남의 등골 빨아 먹는 유형은 어딜 가나 꼭 반드시 있기 마련입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조별과제는 ‘사회의 축소판’입니다. 만약 조장으로서 조별과제를 수행하는 도중 이런 부류까지 경험했다면, 당신은 정말이지 더 없이 소중한 사회경험을 한 셈입니다.)


  이정도만 살펴봐도 한번쯤 조장으로서 조별과제를 이끌어볼만 하다는 생각이 이 글을 읽기 전 보다는 더 많이 들 것 입니다. 하지만 조장으로서 조별과제를 훌륭하게 이끌어볼만 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조장으로서 성과는 또 다른 ‘연결’을 만들어내고 이러한 ‘연결’이 더 큰 ‘성공’을 불러오기 때문입니다. 성적이나 역량처럼 성과가 비슷한 학생들 사이에서 조장은 눈에 띄는 자리입니다. 보통의 학생들에 비하면 분명 대표성을 갖는 위치입니다. 만약 당신이 조장으로서 조별과제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면 평가자는 분명 당신을 다른 학생들과는 다른 부류로 기억할 것입니다. 이미 큰 성공을 이룬 사람들의 눈에 띌 기회를 얻게 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한 번의 성공에 만족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힘들겠지만 조금 더 노력해서 지속적인 성과를 만들어 내야만, 성공으로 가는 연결망의 중요 포인트를 선점할 수 있습니다. 조별과제를 할 때면 다른 동료들이 당연히 자신을 조장으로 여길 정도는 되어야 합니다. 그들이 보기에 당신과 함께 조별과제를 한다면 성과가 좋을 것이라는 인식이 가질 정도는 되어야 합니다. 그 정도 실력과 평판을 갖추었다면, 이제 당신은 성공의 연결점을 활용할 준비가 되었습니다. 이제 자신을 더 나은 환경으로 던질 차례입니다. 자신의 환경을 성공에 근접하도록 자꾸만 바꿔나가야 합니다. 성공은 성과가 아닌 인식으로 결정됨을 기억해야 합니다. 성과를 성공으로 연결시키려면, 조장으로 노력이 헛되지 않으려면, 이번 과제를 꼭 조장을 맡아 성공으로 이끄시기 바랍니다.




  술렁이는 강의실. 조별과제가 또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여전히, 학점을 날로 먹으며, 있는 듯 없는 듯 과제가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싶으신가요? 아니면, 조장으로서 성과를 내고, 이를 통해 성공의 연결점을 만들어가 가고 싶으신가요? 누군가는 꼭 해야 할 조장이지만, 아무도 하고 싶지 않은 눈치 입니다. 다들 고개를 숙이고 핸드폰만 만지작거리는 그 때! 누군가 입을 열었습니다. “조장하실 분?




() 책은 평범. 소재와 접근방식은 독특

  이번 책 "성공의 공식 포뮬러“는 개인적으로 약간 아쉬웠습니다. 도입부를 읽으며 기대가 컸는데, 후반부에서는 다소 아쉬웠습니다. 오히려 이어령, 정재승 박사 등이 작성한 추천사가 더 좋다고 느낄 정도였습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반복적인 설명은 지루했고, 5가지 공식으로 정리한 성공의 정의는 억지스러웠습니다.

  그럼에도 성과와 성공을 따로 구분하여 설명한 것, 예술 분야와 같이 성과를 측정하기 어려운 분야의 성공을 예측하는 알고리즘 등은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시대를 관통하는 성공 법칙의 일반론을 알고 싶으신 분들은 한번 쯤 읽어보셔도 좋을 책이라 생각합니다. 책도 그리 두껍지 않고, 일반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일화도 흥미롭게 담겨 있으니, 가볍게 접근하셔 읽어보셔도 괜찮을 책 입니다.


* 이 글은 책의 내용을 발췌하고 개인적인 생각을 덧붙였습니다.




[서평 38] 성공의 공식 포뮬러 _엘버트 리슬로 바라바시 지음 (홍지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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