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린-5
책임을 져야 할 때가 왔다. 하지만 어떻게? 도서관이나 출판사들로부터는 이미 수차례 거절을 당한 상태였다. 아버지가 말씀하신 그 친구분을 만나러 가는 건 나에게는 패배나 다름없었다.
직장이 없이는 집을 떠날 수 없었다. 집을 나가기 위해서라면,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해서라도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만 했다.
머릿속에는 끊임없는 질문들이 맴돌았다. '만약 일을 시작했는데 그만두지 못하고 평생 내가 싫어하는 일에 갇혀 살게 되면 어쩌지?' 반면, 작가라는 꿈은 나에게 저 멀리 떠 있는 별만큼이나 멀게만 느껴졌다.
생각이 깊어질수록 늪에 빠진 것만 같았고, 발버둥 칠수록 더 깊이 가라앉는 기분이었다. 가슴이 답답해지고 숨쉬기조차 힘들어져 서둘러 창문을 열었다. 바람이 부드럽게 내 얼굴을 어루만졌다. 나는 "진정해, 에이린"이라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마음은 진정되었지만,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이상 이 평온함은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
나 자신을 다시 세우는 일은 생각만큼 쉽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