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토와 데이지
“계획이 뭐야, 알렉토?” 내가 물었다. 어차피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면, 앞으로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단계별로 정확히 알아야 했다.
“우선 내 사망 소식을 공식화해줘. 그동안 난 집필 중인 책을 계속 쓸 거야. 그리고 몇 달 뒤에 새로운 작가를 발표하면 돼.”
“알렉토, 넌 참 말은 쉽게 한다. 그냥 그렇게 계속 쓸 수는 없어. 문체가 바뀌지 않으면 새로운 작가, 즉 너는 표절이나 모방 혐의로 비난받게 될 거야. 시작도 하기 전에 비판의 대상이 될 거라고.”
“데이지, 걱정 마. 당연히 그것까지 다 생각해 뒀으니까. 모든 게 순조로울 거야. 내가 죽고 나면 내 가치가 좀 오를지 한번 지켜보자고. 아, 사람들은 분명 언제 비난했냐는 듯 내 요절을 슬퍼하며 큰 별이 졌다고 말하겠지. 데이지, 내 죽음이 너에게 더 많은 돈을 가져다줄 거야.” 그녀가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알렉토, 정말 짜증 나게 구네. 뭐, 모든 걸 다 알고 계시는 우리 완벽한 작가님께서는 평생 쥐구멍 같은 곳에 숨어 사실 건가? 넌 지금 깨닫지 못하는 모양인데, 평생 숨어 지내야만 해.”
“데이지, 다른 나라 시골에서 살 수도 있겠지만, 지금 당장은 쥐구멍에 박혀 사람 얼굴 안 보고 사는 게 마치 천국 같을 것 같네.”
“내가 누구한테 무슨 말을 하겠어. 됐어, 난 가서 소식이나 확인하러 갈게. 가면을 쓰고 내 역할을 연기해야지.”
알렉토는 정말 자신보다 더 나은 존재를 창조해낼 수 있을까? 시간만이 답을 알려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