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유학생 기소중지 사실확인 후, 한국입국까지

먼 길을 돌아 다시, 같은 하늘 아래에

by 백수웅변호사

유학생 K는 어느 겨울 밤, 낯선 도시의 작은 기숙사 방에서 오래된 메신저 알림을 바라보고 있었다. ‘기소중지’. 한국을 떠나기 전 단순한 금전적 다툼이라 생각했던 문제가, 그가 알지 못한 사이 사기 혐의로 형사 절차를 밟고 있었다는 사실을 그제야 깨달은 것이다. 구겨진 여권, 곧 만료될 체류 자격, 그리고 귀국하면 곧바로 체포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공포가 그의 어깨 위에 음울하게 내려앉았다.


문제의 시작은 사소했다. 함께 지내던 지인과의 금전거래가 오해로 번졌고, K는 이미 출국한 뒤라 연락이 늦어졌다. 고소가 접수되고, 수사기관은 그의 부재를 ‘도피’로 판단한 채 기소중지 처분을 내렸다. K의 억울함은 분명했지만, 그 억울함만으로 사건이 풀리지는 않았다. 여권의 효력부터 공소시효, 재기신청의 가능성까지, 모든 것이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재기 절차를 위해 제출해야 할 서류는 방대했다. K가 출국 당시 사건 자체를 알지 못했음을 설명할 자료, 해외 생활이 ‘도피’가 아닌 생계의 지속이었음을 보여주는 계약서들과 고용 기록, 그리고 무엇보다 범죄 발생 시점보다 훨씬 이전의 출국이라는 시간의 흐름. 사건의 방향을 바꾸는 핵심적인 실마리는 그 시간 차이에 있었다.


변호인은 기소중지를 풀기 위해 먼저 ‘재기신청’을 준비했다. 검찰은 해외에 있는 피의자의 서면조사를 쉽게 허용하지 않는다. 형평성과 공범 관계, 그리고 도피 목적 여부가 모두 문제 된다. 그렇기에 재기신청서는 단순한 의견서가 아닌, K의 지난 시간을 온전히 증명하는 하나의 기록이 되어야 했다.


다음 단계는 피해자와의 합의였다. 사건을 오해로 받아들일 준비가 된 피해자와 연락을 이어가며, 서로의 인식 차이를 좁혀 갔다. 합의가 성립되자 사건은 단단하게 걸려 있던 매듭 하나가 풀린 듯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후 K는 한국행 비행기 표를 손에 쥐었다. 입국 순간 체포영장이 집행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했다. 하지만 수사기관은 최종적으로 K의 해외 체류가 ‘형사처분을 면하기 위한 도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그는 체포되지 않은 채 조사를 받을 수 있었다. 억울한 마음을 차분히 설명하고, 이미 제출된 자료로 사실관계를 정리한 끝에 사건은 마침내 종결되었다.


며칠 후, 그는 서울의 오래된 골목에서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친구들을 만났다. 유학생 시절부터 함께한 얼굴들이었다. 긴 시간 어둡게 감돌던 불안이 걷힌 자리에 비로소 환기된 공기가 스며들었다. 조사의 마지막 날, 그는 앞으로 한국에서 취업비자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조용히 말했다. 이제는 다시 한국에서 살아갈 미래를 꿈꿀 수 있게 된 것이다.


※ 본 사례는 이해를 돕기 위해 일부 각색되었으며,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수정되었습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법률사무소 어스에 문의주세요.


기소중지 후, 공소시효, 여권 재발급, 재기신.. : 네이버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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