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겨진 체류기간, 그리고 아이의 손을 놓지 않겠다는 선택
그녀가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서류보다도 손에 쥔 휴대전화였다. 화면에는 아이의 사진이 떠 있었다. 한국에서 태어난, 아직 초등학교에도 들어가지 않은 아이. 그녀는 베트남에서 왔고,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몇 해를 살았다. 그리고 지금은 이혼이 끝난 뒤였다. 혼인 관계는 법적으로 정리됐지만, 체류자격은 여전히 그녀의 삶을 붙잡고 있었다.
이혼 판결이 확정되면 F-6-1 비자는 더 이상 연장할 수 없다. 출입국 서류에는 그렇게 간단히 적혀 있지만, 실제 삶은 그 문장만큼 단순하지 않았다. 그녀는 아이의 양육권을 갖지 못했다.
법원은 아이를 한국인 아버지에게 맡겼고, 대신 면접교섭권을 인정했다. 매주 정해진 날, 아이를 만나 함께 시간을 보낼 권리. 문제는 그 ‘권리’가 체류자격으로는 바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이 사건의 핵심은 단순히 비자를 바꾸는 문제가 아니었다. 출입국 당국은 늘 묻는다. “왜 한국에 계속 머물러야 합니까.”
그 질문에 감정으로 답할 수는 없다. 우리는 사실과 구조로 설명해야 했다.
먼저 선택지는 명확했다. F-6-3에 해당하지 않았다. 혼인 파탄의 귀책사유를 다투는 단계는 이미 지나 있었고, 양육권도 없었다.
하지만 F-1-6은 임시적이다. 말 그대로 ‘정리할 시간이 필요할 때’ 주어지는 체류자격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략은 두 단계였다.
첫째, 면접교섭권이 단순한 형식이 아니라 실제로 이행되고 있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
둘째, 아이의 안정적인 성장에 이 만남이 필요하다는 점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었다.
우리는 판결문 속 면접교섭 조항을 다시 읽었다. 날짜, 시간, 장소. 그리고 실제로 그녀가 그 약속을 얼마나 성실히 지켜왔는지를 증명해야 했다. 아이를 만난 사진, 함께 작성한 숙제, 아이 아버지와 나눈 일정 조율 메시지.
단순한 기록처럼 보이지만, 출입국 심사에서는 이런 자료들이 ‘생활의 연속성’을 증명하는 핵심이 된다. 결국 면접교섭권을 이유로 F-6-2 비자를 받을 수 있었다.
몇 년이 지나, 우리는 다시 서류를 꺼냈다. 이번에는 영주권이었다. 장기간 국내 체류, 안정적인 생계, 범법 사실 없음. 그리고 무엇보다도 한국 사회와의 실질적인 결속. 그녀의 경우, 그 결속은 아이였다.
양육권은 없었지만, 지속적인 면접교섭과 부모 역할의 수행은 충분히 설명할 수 있었다.
출입국 심사는 길었지만, 결과는 긍정적이었다.
체류자격은 더 이상 ‘임시’가 아니게 되었다.
이 사건을 돌아보면, 특별한 비법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이혼 이후의 체류 문제를 이혼 절차와 분리하지 않고 하나의 흐름으로 바라본 것, 그리고 권리로 남아 있는 면접교섭권을 현실의 삶으로 증명해 낸 것이 전환점이었다.
체류자격은 서류로 판단되지만, 그 서류는 결국 삶의 궤적을 담아야 한다.
그녀는 한국에 ‘머무른’ 것이 아니라, 아이의 시간 속에 ‘함께 있었고’, 그 사실이 남았다. 법은 때로 냉정하지만, 기록된 사실에는 정직하다.
※ 본 사례는 이해를 돕기 위해 일부 각색되었으며,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수정되었습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법률사무소 어스에 문의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