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유학생 아르바이트 어떻게 해야할까?

배달 가방 하나가 남긴 질문

by 백수웅변호사

비 오는 밤이었다.

사무실 문이 닫힐 시간이 가까워졌을 때, 한 학생이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젖은 운동화에서 물기가 바닥에 조금씩 떨어졌다. 그는 가방에서 헬멧을 꺼내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배달용 헬멧이었다.


“저… 큰 문제인가요.”


그 질문은 짧았지만, 그 안에는 이미 많은 일이 지나간 뒤의 기색이 묻어 있었다.


나는 먼저 비자를 물었다. D-2 유학생이었다. 이어서 어떤 방식으로 일했는지 묻자, 그는 조금 머뭇거리다 이렇게 말했다.

“사장님이 3.3%로 하면 괜찮다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늘 같은 생각이 든다. 한국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많은 유학생들이 처음부터 잘못된 출발선 위에 서 있다는 사실이다. 문제는 대부분 “괜찮다”는 한마디에서 시작된다.


유학생의 시간제 취업은 기본적으로 근로자라는 전제 위에서 허용된다. 출입국 관리 실무에서도, 노동법에서도 마찬가지다. 즉 유학생은 프리랜서가 될 수 없다. 그런데 사업주가 세금을 줄이기 위해 3.3% 사업소득으로 신고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서류상으로는 사업자가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출입국에는 근로자라고 말하고, 국세청에는 개인사업자라고 신고하는 모순이 생긴다. 이 모순은 비자 심사에서 상당히 치명적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D-10 구직비자나 체류 연장 심사에서 “신뢰성 문제”로 이어지는 경우를 종종 보았다.


학생들은 대부분 이런 구조를 모른다. 단지 사장이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3.3% 방식으로 일하는 순간, 유학생은 노동법의 보호에서 사실상 밀려난다. 4대 보험은 대부분 적용되지 않고, 실업급여도 없다. 건강보험 역시 직장 가입이 어려워진다. 세금 문제도 복잡해진다. 근로소득이라면 회사가 연말정산을 해주지만, 사업소득은 다음 해 종합소득세 신고를 스스로 해야 한다.


법은 의외로 단순한 기준을 가지고 있다.

실질이 근로라면 근로소득이다.


유학생 아르바이트도 마찬가지다. 산재보험은 근로시간과 상관없이 반드시 적용된다. 고용보험은 주 15시간 미만이면 제외될 수 있고, 건강보험과 국민연금 역시 일정 근로시간 기준에 따라 예외가 있을 뿐이다. 그러나 보험 적용 여부와 소득의 성격은 전혀 다른 문제다.


보험이 제외된다고 해서 사업소득이 되는 것은 아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또 다른 질문이 이어진다.

“배달은 정말 안 되나요?”


대답은 명확하다.


유학생에게 배달 플랫폼 노동은 사실상 허용되지 않는다.


플랫폼은 고용주가 아니고, 라이더는 개인사업자로 취급된다. 다시 말해 근로자가 아니라 사업자로 일하는 구조다. 유학생 체류 자격과는 맞지 않는다. 최근 단속이 강화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더 위험한 경우는 따로 있다. 바로 플랫폼 계정 명의 대여다.


겉으로 보면 단순한 부탁처럼 보인다. “아이디만 좀 빌려 달라”는 말이다. 그러나 법률적으로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 주민등록번호와 신분증이 넘어가는 순간 주민등록법 문제가 발생한다. 계정 안에 있는 고객 이름과 주소, 연락처는 개인정보 보호법의 영역으로 들어간다. 여기에 통장까지 연결되면 전자금융거래법 문제도 함께 따라온다.


문제는 사고가 났을 때 드러난다.


무면허 운전, 교통사고, 보험 문제. 최근 판례에서는 명의를 빌려준 사람에게 거액의 구상권이 청구되는 사례도 등장했다. 실제로 운전하지 않았더라도 책임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어렵다.


상담을 마칠 즈음, 학생은 조용히 헬멧을 다시 가방에 넣었다. 처음 들어왔을 때보다 표정은 조금 차분해져 있었다.


법률 상담이 언제나 극적인 결말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은 단지 방향을 바로잡는 일에 가깝다. 하지만 그 방향 하나가 어떤 사람에게는 체류 자격을 지키는 일이 되고, 또 어떤 사람에게는 몇 년의 시간을 지켜주는 일이 된다.


한국에서 공부하는 많은 유학생들에게 아르바이트는 생활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상담이 끝날 때마다 같은 말을 남긴다.


“일을 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어떤 방식으로 일하느냐입니다.”


법은 종종 복잡해 보이지만, 결국 한 가지를 묻는다.

그 사람이 정직한 구조 안에서 일했는가 하는 질문이다.


※ 본 사례는 이해를 돕기 위해 일부 각색되었으며,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수정되었습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법률사무소 어스에 문의주세요.

매거진의 이전글국적상실과 병역법 위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