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위험한 물건 휴대 시, 형사처벌에 대하여

국경 앞에 선 밤(특수절도, 특수폭행, 특수협박)

by 백수웅변호사

그는 그날 밤, 경찰서 의자에 앉아 한참을 고개를 들지 못했다. 다툼은 짧았고, 상처는 크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손이 닿을 수 있는 거리 안에 ‘위험한 물건’이 있었다는 사실 하나가, 사건의 무게를 완전히 바꾸고 있었다.

처음 상담실에 들어왔을 때 그는 이렇게 말했다.


“실제로 쓰진 않았습니다. 그냥 가지고 있었을 뿐입니다.”


많은 이들이 그 지점에서 안심하려 한다. 하지만 법은 그보다 훨씬 앞선 단계에서 이미 판단을 시작한다.

이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은 ‘흉기를 사용했는가’가 아니었다.


‘휴대하고 있었는가’였다.


형법은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폭행이나 협박을 한 경우를 일반 범죄보다 훨씬 무겁게 처벌한다. 여기서 말하는 ‘휴대’는 단순히 손에 들고 있는 상태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언제든 사용할 수 있도록 사실상 지배하고 있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실제 판례 역시 같은 방향을 취한다. 물건을 실제로 사용했는지 여부는 본질적인 판단 요소가 아니다. 그 물건이 범행 현장에서 사용될 수 있는 상태였는지, 그리고 그러한 의도가 있었는지가 핵심이다.

결국 사건은 이렇게 바뀐다.


단순한 다툼이 아니라, ‘위험한 상황을 스스로 만들어낸 행위’로 해석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외국인에게 이 차이는 더 치명적이다.


형사처벌이 문제의 끝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정 수준 이상의 범죄가 인정되면,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체류 자체가 다시 평가된다. 이를 ‘출입국 사범심사’라고 한다.


이 심사에서는 단순히 형량만 보지 않는다.

범행의 내용, 위험성, 국내 생활 기반, 가족관계, 체류 기간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그러나 흉기 관련 범죄는 그 자체로 ‘위험성’이 강하게 평가된다.

특수폭행, 특수협박, 특수상해와 같은 범죄는 대부분 실형 또는 집행유예 이상의 처벌이 선고되며, 특히 특수상해의 경우 벌금형조차 없다.

이 지점에서 많은 외국인들이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맞는다.

형사재판이 끝난 뒤, 별도의 절차에서 출국명령이나 강제퇴거 처분이 내려지는 것이다.

상담을 진행하면서 나는 항상 같은 질문을 던진다.


“그 물건을 왜 가지고 있었습니까.”

이 질문은 단순한 사실 확인이 아니다.

‘휴대의 의미’를 해석하는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범행 동기, 사건 전후의 행동, 피해자와의 관계, 물건과의 거리와 접근성.

이 모든 요소가 결합되어 ‘휴대’가 인정될지 여부가 결정된다.


어떤 사건에서는, 단순히 근처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도 불리한 해석이 내려지기도 한다. 반대로, 물건의 존재가 범행 의도와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을 설득해내면 결과는 달라진다.

결국 싸움의 핵심은 물건이 아니라, 그 물건을 둘러싼 ‘맥락’을 재구성하는 데 있다.

그는 다행히 형사절차에서 중한 처벌을 피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어진 출입국 심사에서도, 사건의 위험성이 제한적으로 평가되면서 체류를 이어갈 수 있었다.

모든 사건이 이렇게 마무리되지는 않는다.

같은 상황에서도, ‘휴대’가 어떻게 인정되느냐에 따라 결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흉기를 들지 않았더라도, 가까이 두고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인생의 방향이 바뀔 수 있다.

특히 외국인에게는 그 결과가 단순한 처벌을 넘어, ‘머물 수 있는 권리’ 자체를 잃는 문제로 이어진다.

그래서 이 영역의 사건은 언제나 하나의 질문으로 돌아간다.

그날, 그 물건은 단순히 ‘거기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언제든 사용될 수 있었던 것’인지.

그 미묘한 차이가, 한 사람을 국경 밖으로 밀어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 본 사례는 이해를 돕기 위해 일부 각색되었으며,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수정되었습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법률사무소 어스에 문의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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