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밥

by 백수웅변호사

아기는 또래에 비해 키가 작다

엄마를 닮았다.


사실 엄마 탓만 하기에는 아빠도 그리 크지 않다.

좋은 유전자를 전해주지 못해서 아기에게 미안함 마음이 들곤 한다.


키 작은 부모가 할 수 있는 건 아기에게 '우유'를 주는 거다.

'음메' 파워의 힘을 빌려 아기가 쑥쑥 자리기를 바라지만 아기는 우유를 싫어한다.


인생사 잘 되면 내 탓 못 되면 남 탓이지만

유전만은 거를 수 없다.

아기 엄마도 어렸을 때 우유를 싫어했다고 한다.

다 유전이다.


부모의 원죄 때문인지 아이를 탓할 수 없다.

극복하지 못한 나의 습관들은 다음 세대로 이어진다.

자식 탓하기 전에 나 자신을 되돌아보자.


그래도 엄마는 포기하지 않는다.

하루는 엄마가 아기가 좋아하는 얼음 수박과 요거트를 준비했다.


화채도 아니고

요거트랑 수박의 조합이 이상하다.

꼭 막무가내 비빔밥 같다.


아기 : 엄마, 하얀색 싫어. 얼음 수박만 줘.

엄마 : 아가가 후후 불어. 하얀색 없어지게

아기 : 후후


엄마는 천재다.


아기 : 엄마, 하얀색이 날아가니까 맛있어요.


사실 찐득찐득한 요거트여서 수박에 붙어있는 하얀색은 날아갈 리 없다.

그래도 아기는 아기인가 보다.

성인 기준에서 최악의 조합인 요거트 수박을 맛있게 먹는다.


조금 있으면 이 요행도 분명히 안 먹히겠지만 말이다.


미안하다. 아기야.

아빠가 좀 더 노력할게.

성장 주사도 맞고 다음에는 의학의 힘을 빌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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