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는 밴드를 좋아한다.
목욕을 끝내고 상처를 찾는다.
그리고 상처 부위에 밴드를 붙인다.
상처 치료에 있어 밴드가 무슨 소용이냐 싶다.
아빠가 보기에는 안 다치는 것이 중요하고 그다음에는 빨간약이 필요하다.
그런데도 아기는 상처 치료 따위는 관심이 없다.
아기는 늘 캐릭터가 그려진 핑크색 밴드만을 찾는다.
어린이집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아기는 신나게 킥보드를 타고 있다.
초보운전 때는 큰 사고가 나지 않는다.
차들이 피해 가는 것도 있지만
두려움 때문에 자주 밟아 대는 브레이크가 나를 보호해준다.
사고는 늘 익숙해졌을 때 발생한다.
아기의 킥보드도 마찬가지다.
조심스럽게 킥보드를 타던 아기는 요즘 들어 매섭게 달린다.
브레이크는 잊은 지 오래다.
그리고 오늘이 날이었다.
신나게 킥보드를 타던 아기가 넘어졌다.
무릎에 작은 상처가 났다.
아기 : 앙~~ 아빠. 밴드
아빠 : 집에 가자. 밴드 붙여줄게.
아기는 또다시 밴드를 찾는다.
울음이 쉽게 그치지 않는다.
힘들게 집에 데려와서 밴드를 겨우겨우 붙이고 나서야 아기는 웃음을 짓는다.
밴드를 무시했던 아빠는 아기의 핑크색 밴드를 멍하니 바라본다.
아빠에게 밴드는 상처를 보호하는 것이다.
엄청난 자연 치유력을 가진 아기에게 밴드는 고통을 잊게 만드는 무언가다.
섣불리 판단하지 말자.
대일밴드 같이 진지함이 없다고 캐릭터 밴드를 무시하지 말자.
아기의 성난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면 밴드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오늘따라 두 무릎에 붙은 핑크색의 핑크퐁이
아빠를 향해 밝은 미소를 짓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