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시퀀스(Sequence) : 1-3.

1장. 축제의 언어, 시퀀스로 읽다

by 도안 백성우

1-3. 축제는 인간의 원초적 리듬


“축제는 인간의 원초적 리듬”이라는 내용으로 깊이 들여다보면, 축제는 단지 즐거운 이벤트가 아니라 인간 존재의 근저에 깔린 리듬과 흐름을 반영하는 문화적 장치라고 볼 수 있다. 지금부터 축제의 본질을 세 가지 키워드: 리듬 (rhythm) · 변형 (transformation) · 공동체 (community)로 나눠 설명할 수 있다.


[그림] 추수를 기뻐하면 춤을 추는 농부


1) 리듬 (Rhythm)으로서의 축제

인간은 일상 속에서 규칙적이고 반복적인 리듬(잠, 일, 식사, 노동 등)을 갖고 살아간다. 축제는 이러한 일상의 리듬을 잠시 멈추거나 바꾸며, 새로운 리듬을 창출하는 순간이다. 축제는 시간의 특별한 리듬을 만들어 낸다. 예컨대 준비 단계 → 입장과 시작 → 메인 퍼포먼스 → 여운과 마무리와 같이 이 흐름은 리듬감 있게 경험됨으로써 ‘다르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인류학자 Alessandro Falassi는 “‘축제(festival)’는 거의 모든 인간 문화 속에 존재하는 사건(event), 사회적 현상(social phenomenon)”이라며, 그 다채로운 형태와 강렬한 역동성(dynamic-choreographic and aesthetic aspects)을 강조했다. 따라서 축제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리듬감 있는 존재성을 드러내며, 일상의 반복에서 벗어나 리듬을 재구성하는 장(場)이라 할 수 있다.


2) 변형 (Transformation)과 이탈


축제에서는 일상의 규칙, 시간표, 역할 등이 잠시 ‘정지’하거나 뒤바뀌는 경우가 많다. 이를 통해 “평소의 나”에서 “축제의 나”로 변형(transformation)된다. 이런 변형은 다음과 같은 효과를 가기제 된다.


일상‐비일상 간의 경계가 드러나고, 비일상이 일상을 재조명하게 된다. 개인과 공동체의 리듬이 일시적으로 재배열되어, ‘특별한 시간(festive time)’이 생성된다. 해녀들이나 농경 공동체에서 수확을 마친 뒤 갖는 제의(祭儀)나 잔치처럼, 축제는 자연의 사이클(계절·농사)이나 신성한 이야기의 리듬을 반영해 왔다. 예컨대 축제는 계절의 리듬, 생명의 리듬, 공동체 리듬과 맞물리게 된다. 즉, 축제는 인간이 자연과 사회 속에서 경험하는 리듬의 ‘변형’을 통해 감각을 일깨우는 장치이기 때문이다.


스크린샷 2025-10-22 151649.png [그림] 축제참여 및 시간에 따른 방문객들의 변화


3) 공동체 (Community)와 공유된 리듬


축제는 혼자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함께 참여함으로써 공유된 리듬(shared rhythm)을 만들어낸다. 공동체적 측면에서 축제는 다음을 실현하게 된다. 첫째, 정체성을 확인하고 공동체적 결속(social cohesion)을 강화한다. 둘째, 세대 간/문화 간 기억과 전통을 이어주는 매개가 된다. 셋째, 일상에서 분리된 시간-공간이므로, 참가자들은 ‘같이 지금 여기’를 경험함으로써 공동체적 의미를 재인식하게 한다. 따라서 축제는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공동체의 리듬이 모여서 움직이는 경험의 장이라고 볼 수 있다.


시퀀스적 관점 축제의 본질을 한 문장으로 하자면

축제는 인간이 일상적 리듬을 일시적으로 멈추고, 변형된 리듬 속에서 공동체와 함께 존재하며, 공유된 시간­공간 속에서 ‘특별함’을 경험하는 문화적 장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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