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시퀀스(Sequence) : 1-4, 1-5.

1장. 축제의 언어, 시퀀스로 읽다

by 도안 백성우

1-4. 시퀀스란 무엇인가? - 영화와 공연에서 빌려온 시간의 기술


� 시퀀스란 무엇인가?


영화 이론에서 시퀀스란 하나의 장면(scene)보다는 큰 틀에서, 여러 장면들의 연속으로 구성된 내러티브 단위(narrative unit)로 표현된다. 예컨대 하나의 장소나 시간대 또는 하나의 목표-사건을 중심으로 한 장면들의 집합이 시퀀스가 된다. 스크린 라이팅에서는 한 시퀀스가 보통 “시작 → 중간 → 끝”의 구조(작은 아크)를 갖고 있으며, 약 10-15분 정도 분량이 되기도 한다.


구조적으로 보면 영화는 다음과 같은 구성 단위를 가질 수 있다.


영화 전체 (Film), 막(act), 시퀀스(sequence), 장면(scene), 샷(shot) 혹은 비트(beat)이다. 공연예술(무대공연, 연극, 무용)에서도 유사하게 ‘리듬’, ‘전환’, ‘구성된 흐름’이라는 맥락에서 시퀀스 개념이 사용되고 있다. (예: Viewpoints 이론에서 시간과 움직임을 구성하는 방식)


시퀀스는 단순히 이어지는 장면의 나열이 아니라 시간적 연계성 및 의미적 연계성을 갖는다.


즉, 여러 장면이 장소·인물·목적 혹은 시간의 연속성으로 묶인다. 또한 시퀀스는 시간감을 조절하거나 리듬을 만들어내는 구조적 장치이다. 예컨대 빠른 컷, 음악 커버리지를 통한 흐름 유지, 반복된 서사전환 등이 그것이다. 따라서, 시퀀스는 관객의 인지 구조(“지금 이 흐름이 어디쯤인가?”)를 돕고, 이야기의 흐름을 체감하게 해주는 중요한 매개이다.


� 영화·공연에서 시퀀스가 시간의 기술이 되는 방식

1) 시간 압축 또는 시간 연장


영화에서는 시퀀스를 통해 시간의 흐름을 압축하거나 확장할 수 있다. 예컨대 훈련-몽타주 장면이나 여정 장면처럼 실제 시간보다 압축된 흐름으로 표현하는 것이 가능하낟. 이때 시퀀스는 시간 변화의 감각을 조작하는 기술이 된다. 반대로, 하나의 시퀀스를 긴 롱테이크(long take)로 구성하면 시간의 정지 혹은 현재의 리얼타임 느낌을 연출할 수 있게 된다. 예: “시퀀스 샷(sequence shot)” 개념이다.


2) 내러티브 리듬과 흐름 제어


시퀀스 구조는 이야기의 리듬(rhythm)과 템포(tempo)를 조절하는 데 사용된다. 예컨대 각 시퀀스의 끝에 작은 클라이맥스를 삽입하고 다음 시퀀스로 넘어가는 식으로 관객의 기대감과 집중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시퀀스 간 전환(transition)이 시간의 흐름을 인지하게 하거나 불연속으로 만드는 장치가 된다. 시퀀스 내부에서는 시간 흐름을 덜 인지하게 하거나 관객이 ‘시간이 흐른다’는 느낌을 받지 않을 수도 있다고 볼 수 있다.


3) 의미 단위로서의 시간 설계


하나의 시퀀스는 하나의 의미 단위(예: “도입 / 사건발생”, “갈등전개”, “해결접근”)를 담을 수 있고, 이는 시간상으로도 장면들이 연계되면서 ‘이제 무엇이 바뀌었나’라는 감각을 주게 된다. 공연이나 축제에서도 이러한 시퀀스적 시간 설계가 가능하며, 입장 → 체험 → 하이라이트 → 마무리 같은 흐름은 일종의 시퀀스 구조라고 볼 수 있다.


시퀀스란 시간과 공간이 의미 있게 조직된 사건들의 흐름 단위이며, 영화와 공연에서 이 구조를 통해 시간이 기술되고 경험이 설계된다.

시퀀스는 장면보다 더 큰 단위로서 이야기와 경험의 흐름을 조직한다.

이를 통해 시간감(time‐sense), 리듬(rhythm), 흐름(flow)이 만들어진다.

축제나 공연 설계에 있어서도 시퀀스적 설계가 가능하며, 이는 곧 참가자 경험의 ‘시간적 기술’이 된다.


1-5. 공간보다 중요한 시간 – 축제의 흐름이 감정을 만든다


1) 공간이 감정을 제어하는 방식


축제에서 참여자가 머무는 장소, 경로, 시선의 흐름 등이 감각적 자극으로 작용한다. 물리적 환경이 감정 반응의 배경이 된다. 예컨대 장식, 조명, 사운드, 구조 등이 참가자에게 ‘여기서는 일상이 아니다’라는 인식을 주게 된다. 축제나 라이브 스트리밍 스튜디오에서 환경 단서(festivalscape)가 참여자의 감정(즐거움·흥분)과 체류의사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따라서 공간 설계는 “참여자가 감정적 울림(emotional arousal) 혹은 여유(pleasure)를 느끼도록” 만들어야 한다.


2) 시간적 흐름 (시퀀스)이 감정을 구축하는 방식


축제는 단순히 ‘모여서 즐긴다’가 아니라, 시간 안에서 단계적 경험(입장 → 활동 → 클라이맥스 → 마무리 → 회상) 같은 흐름요소가 있다. 이 흐름이 구조화되어 있을 때, 기대감이 쌓이고 변화가 있고, 마침내 감정이 절정에 이르고 그 후 여운이 남게 된다. 축제 경험 디자인이 문화적 감정(cultural emotion)을 활성화하고 여행·참여 동기(travel motivation)를 높이게 되는 것이다. 즉 시간적 흐름이 감정의 상승곡선을 만들어내게 되는 것이다.


3) 공간과 시간의 결합이 감정적 경험을 만든다


공간 안에서 시간이 흐르면서 참여자는 ‘움직이는 주체’가 된다. 장소를 지나가고, 활동을 체험하고, 다시 다른 지점으로 옮겨가면서 경험이 축적된다. 이 이동과 변화가 감정을 이끌어낸다. 예컨대 축제장 입구에서부터 시작되어 메인 무대, 체험 부스, 휴식 공간, 폐막 무대 등의 순환이 있다면, 이 공간의 이동과 시간의 흐름이 감정을 설계하는 중요한 틀이 된다. 공간 설계가 시간 흐름을 지원할 때(예: 빛이 바뀌고 음악이 고조되고 공간 규모가 확장되는 순간), 참여자는 ‘이제 곧 뭔가 클라이맥스가 오겠다’는 감각을 갖게 되고, 그 결과 감정적 몰입이 증가하게 된다.


시퀀스적 관점의 축제설계 Point

입장부터 변화의 감각 : 첫 공간(입구)에서 ‘다른 세계’로 넘어왔다는 인식이 생기게끔 조명·음향·장식 등이 바뀌어야 한다.

중간 구간의 흐름 유지 : 참가자가 공간-시간 흐름 안에서 ‘무엇을 해야 하나?’라는 막막함을 느끼지 않도록 경로설계가 중요하다. 쉬는 공간↔활동 공간 간의 전환이 자연스러워야 한다.

클라이맥스 공간 설계 : 시간적 흐름에서 정점에 해당하는 공간(메인 무대, 불꽃놀이 지점 등)은 규모·조명·사운드 등이 극적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여운과 회상 공간 : 체험이 끝난 뒤 참가자가 머무르며 여운을 느끼거나 사진을 찍거나 서로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휴식존, 포토존 등)을 마련하는 것이 좋다.

동선과 시간표 고려 : 공간들이 시간 흐름 속에서 논리적으로 연결되어야 하고, 참가자가 이동하면서 ‘지금은 이 단계’라는 인식을 갖도록 배치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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