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축제의 언어, 시퀀스로 읽다
‘기억에 남는 축제’가 되기 위해 중요한 네 가지 조건 — 시작(Opening) · 전환(Transition) · 절정(Peak) · 여운(Aftermath) — 을 개념화해 보고, 왜 이 네 단계가 경험을 강렬하게 만드는지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축제의 출발점으로, 참여자가 일상의 흐름을 벗어나 ‘이제 특별한 시간이 시작된다’는 인식을 갖게 되는 순간이다. 축제 경험은 본행사 이전인 기대 단계에서부터 감정이 증폭될 수 있으며 (“anticipation” 단계) 이 단계가 잘 설계될수록 전체 기억의 강도가 높아진다고 한다. 또한, ‘출발’ 단계에서 참여자가 맥락을 바꾸고 몰입할 준비가 되면 이후 경험이 더 풍부해지는 경향이 있다. 입장 전이나 개막식 전에 참가자에게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까?’라는 기대감을 갖게 하는 요소를 포함시켜 보면 좋다. 공간, 조명, 사운드 등의 변화로서 “여기가 일상과 다른 곳이다”라는 인식이 즉시 생기도록 연출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축제 안에서 참여자가 감정·상태·공간적으로 변화하게 되는 지점들이다. 예컨대 입장에서 본행사로 진입하거나, 활동 중 휴식 → 다시 몰입으로 돌아가는 등의 흐름이다. “한정된 시간·공간 안에서 일상과는 다른 상태(liminal state)”가 핵심이라고 보며, 이 상태로 진입하는 순간이 기억에 남는 조건 중 하나로 지목된다. 또한, 기억 연구에서 시간의 흐름과 변화감(전환감)이 클수록 ‘이 경험이 다르다’는 인식이 남으며 회상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본행사에 들어가기 전 ‘입구‐환영 퍼포먼스’ 또는 ‘전환 구간’을 만들어서 감각을 끌어올리거나, 공간적으로 변화(예: 조명·음향)가 있는 동선을 설계해 보면 좋겠다. 중간 중간 “이제 다음 스테이지다”라는 느낌이 명확한 전환을 주면 몰입감이 살아날 수 있다.
축제 경험의 정점(하이라이트)으로, 감정이 가장 고조되는 순간이다. 공연 최고조, 퍼레이드의 클라이맥스, 불꽃놀이, 대규모 참여 이벤트 등이 이에 해당할 수 있다. 심리학에서 유명한 Peak–end rule(피크-엔드 법칙)에 따르면, 사람들은 전체 경험보다는 가장 강렬했던 순간(피크) 과 마지막 순간(엔드) 에 의해 기억을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축제 맥락에서도 ‘절정’이 분명하고 인상 깊으면, 그 경험이 기억에 오래 남고 ‘좋았던 축제’로 인식되기 쉬운 연구결과도 있다. 절정 부분은 규모감·리듬·몰입도를 고려해 연출되어야 한다. 관객이 ‘이제 이게 핵심이다!’라고 느낄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또한 절정 이후 천천히 감정이 가라앉을 수 있도록 후속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면 좋을 수 있다.
피크엔드 법칙 (Peak-End Rule)
[출처] [� 행동경제학#3] 피크엔드 법칙(Peak-End Rule) : 경험의 전체 평가는 '가장 강렬한 순간'과 '끝부분'에 의해 결정|
사람들은 한 경험 전체의 순간들을 평균적으로 평가하기보다, 그 경험의 가장 강렬한 순간(피크)과 마지막 순간(엔드)에서 느낀 감정에 따라 경험을 판단한다. 피크엔드 법칙(Peak-End Rule)은 인지 편향(Cognitive Bias)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심리학 개념이다.
축제가 끝난 뒤 남는 기억, 감정, 이야기, 공유의 단계입니다. 참가자가 축제를 떠난 뒤에도 ‘아직 그 여운 속에 있다’는 느낌이 들도록 만드는 부분이다. 축제 후(post-liminal) 단계가 감정 애착(attachment)이나 공동체감(communitas)을 강화한다고 본다. 또한 축제 경험이 잘 기억되면 이후 재참여의사 또는 추천(구전) 행동으로 이어진다는 연구결과도 확인이 된다. 폐막식이나 마무리 연출에서 참가자가 ‘끝났다’는 느낌보다 ‘아직 뭔가가 이어지고 있다’고 느끼게 하는 요소(예: 기념사진, 친교시간, 해산 음악 등)를 넣어보면 좋을 듯 하다. SNS 공유, 후일담 이벤트, 다음 회 예고 등 ‘여운’을 연장할 수 있는 활동을 고려하는 것도 좋다
“경험의 시간적 구조가 감동을 만든다”는 관점에서, 축제 기획이나 참여자 경험 디자인 측면에서 고려할 수 있는 구체적 포인트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