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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의 Sep 22. 2023

구독하고 싶어지는 뉴스레터, 어떻게 구성해야 할까?

뉴스레터 제작 전 준비단계 (3)


오늘의 글

뉴스레터 본문 구성 구체화하기



내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창업가, 게리 바이너척은 강연 중에 이런 말을 했다. 다른 사람들을 따라서 지금 유행하는 콘텐츠를 만들어도 당신은 돋보일 거라고. 왜나하면 모든 사람에게는 저마다 다른 개성이 있으니까. 이 말을 들은 이후로, 남들과 똑같은 사람이 될까 봐 일부러 유행을 경계했던 지난날의 태도를 돌아보게 되었다. 


지금 인스타그램에는 '자세한 내용은 설명란을 확인하세요'라는 문장으로 끝나는 릴스가 한참 유행 중인데, 게리의 말을 들은 이후로는 이 흐름을 마냥 지겨워하기보다는  만약 나도 이런 유행에 탑승한다면 그 안에서 어떤 차별점을 둘 수 있을지도 고민하기 시작했다.


뉴스레터 본문 구성을 기획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세상에 자기 계발 뉴스레터는 수없이 많고, 내가 자기 계발 뉴스레터에서 전할 수 있는 메시지도 다른 뉴스레터에서 볼 수 있는 내용과 썩 다르지 않을 터였다. 인기 있는 자기 계발 도서도 사실 다 거기서 거기다. 


그러면 나는 남들과는 어떻게 달라질 수 있지?


고민 끝에 내가 내린 결론은 하나였다. 내가 평소 말하는 방식대로 쓰는 것이다.






평소 내가 말하는 방식대로 뉴스레터 본문을 구성하면 생기는 일



1. 문단이 짧아진다          


나는 말을 많이 하고 싶지 않다. 말을 하면 할수록 피곤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타벅스에서 음료를 주문할 때도 웬만하면 파트너 분과 대화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한 번에 주문하는 편이다. (따뜻한 디카페인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로 주세요.)


내 의사를 표현할 때도 짧고 명료하게 말하는 게 자연스럽다. 좋은 건 좋다고 말하고 (피자 도우가 얇아서 좋다), 싫은 건 싫다고 말하고 (바닐라 라테는 너무 달아서 별로다), 좋다고도 싫다고도 말하고 싶지 않으면 그냥 중립적인 표현을 찾아서 말하려고 한다. (탕후루는 식감이 바삭하다) 


그래서 뉴스레터를 쓸 때도 최대한 문장과 문단을 짧게 쓰는 걸 목표로 했다. 모바일 화면으로 봤을 때 한 문단이 4줄이 넘지 않도록. PC 화면에서 보았을 때는 한 문단이 너무 짧아 어색해 보이기는 하다. 하지만 내가 보낼 뉴스레터는 일요일 아침 9시에 발행되고, 구독자들에게 이 시간은 PC보다 핸드폰이 더 편한 시간이기 때문에 모바일 환경을 우선으로 고려하여 본문을 구성하는 편이 나아 보였다.




2. 기꺼이 남과 다른 생각을 표현한다


나는 남들과 다른 생각을 자신 있게 표현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원래 그래'라는 말로 모든 논의를 차단하고 어물쩍 넘기는 태도는 어릴 때부터 싫었다. 찬성과 반대가 명확히 갈리는 주제에도 겁먹지 않고 내 주장을 표현할 기회를 많이 접해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 뉴스레터 본문 구성을 기획할 때도 최대한 내가 말하는 방식과 가깝게 써보고 싶었다. 남들이 아무리 좋아해도 내가 싫은 건 싫다고 말하는 태도는 사회생활을 할 때는 몰라도 창작을 할 때에는 쓸모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구성을 생각해 보았다.



1. 많은 사람들이 사실이라고 생각하는 주장을 소개한다. 

2. 그 주장에 반기를 드는 내용을 제시한다. 

3.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에 반기를 들면 우리가 맞이할 변화를 얘기한다.


이를 위해 저자의 이력, 책의 줄거리, 책표지, 책의 판매 부수 등 위의 구성과 큰 연관이 없는 정보들은 제외하거나 아주 최소한으로 소개했다. 그 대신 3번 내용에 해당하는 부분에 힘을 주었다. 


설득력 있는 주장을 하기 위해서는 근거가 마련되어야 하는데, 3번 내용이 바로 그 근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3번에 해당하는 부분에 '개인적으로 읽어보기'라는 부제도 달아놓기 시작했다. 1초 만에 뉴스레터 본문을 훑어보고 넘기려는 사람들도 이 뉴스레터의 구조를 대략적으로나마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또한, 이 3번 파트에는 뉴스레터 구독자들이 본문을 읽으면서 떠올릴법한 질문이나 의문을 해소시키는 내용도 최대한 포함하려고 했다. 


내가 뉴스레터 소재로 삼는 질문은 (ex. 포기에도 의미가 있을까?) 실제로 내가 오랫동안 해소하지 못한 고민이기도 하다. 나는 이 질문에 내 나름대로의 답을 찾는 과정을 담고 싶었을 뿐, 나의 정답이 모두에게 100% 정답이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와 다른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떠올릴 법한 질문도 함께 소개하고, 그 질문의 답을 나 또한 함께 고민하고 싶었다. 이처럼 내 의견에 내가 질문을 품으려면 일단 나와 다른 사람처럼 생각해야 한다. 이를 위해 최대한 비관적인 사람도 되어보고, 나와 잘 맞지 않았던 사람의 평상시 사고방식은 어떠했는 지도 고려해 본다.


때로는 인터넷 정치 뉴스란에 적극적으로 댓글을 다는 사람들이 이 뉴스레터를 읽는다면 어떤 식으로 비아냥거릴 것 같은지도 생각해 본다. 그러다 보면 나의 주장을 어떤 질문으로 반박할 수 있을지 감이 잡히곤 한다. 그리고 이런 질문은 뉴스레터의 본문을 구성하는데 정말 많은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는 이 뉴스레터를 읽는 구독자들의 머릿속에 나의 생각이 아닌, 각자의 생각을 남길 수 있도록 질문과 미션을 추가했다. 이 또한 자기 계발서를 싫어하는 사람들의 주장을 생각하다 보니 떠올린 구성이었다.


자기 계발서, 힐링 서적을 절대 안 읽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딱히 틀린 말은 없다. 그런 책을 아무리 읽어봤자 인생이 바뀌지 않는다, 이미 다들 열심히 살고 있는데 더 노력하라고 말하는 것 같아서 싫다. 이런 주장은 누군가에게는 실제 사실이기도 하다.


그래서 자기 계발서를 아무리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이 뉴스레터를 읽게 만들려면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그 결과 독자들이 이번 호 뉴스레터 주제에 자신만의 의견을 더할 수 있는 질문과, 뉴스레터 주제를 바탕으로 주변 사람들과 실천할 수 있는 미션을 넣어보겠다는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었다. 


이 레터는 읽는 것으로만 끝나는 게 아닌, 독자들의 행동과 사고방식을 변화시켜 실제로 삶을 바꾼다는 점을 소개한다면 자기 계발에 관심 없는 사람이라도 한 번쯤은 관심을 가질 수 있을 테니까.





마무리

읽을거리가 넘치는 세상에서 읽히는 글을 쓰고 싶다면


이렇게 뉴스레터를 구상하는 과정을 길게 적어두긴 했지만, 요즘은 뉴스레터 제작에 이렇게 많은 생각과 시간, 노력을 투입하는 게 수지 타산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이성적으로 생각해 보면 내가 지금 뉴스레터를 발행하는데 이만큼의 시간을 쓰는 것, 고작 이만큼의 구독자 수와 오픈율에 매달 9천 원가량의 돈을 지불하는 것 모두 옳지 않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사랑을 이성으로 하는 사람은 없다는 생각도 든다. 뉴스레터를 작성하면서 나는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무언가를 창작하는 시간을 사랑한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에, 요새는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내가 무언가를 뚜렷하게 좋아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키우는 중이다.


창작자의 불안은 창작물을 읽는 사람에게 그대로 전해지기 마련이다. 마냥 미래를 긍정하고 무작정 낙관 속에 살기 어려운 현실을 살면서도, 내 뉴스레터의 마무리는 굳이 미래를 계획하고 마음을 새로 다잡자는 내용으로 끝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안 그래도 혼란스러운 세상에 나까지 혼란을 더하고 싶지 않다. 그 대신 내가 세상에 더할 수 있는 건, 과거는 신경 쓰지 않고 오늘만 지독하게 바라보는 나만의 고유한 성격이다. 앞으로도 이렇게 나만의 특성을 굳이 숨기지 않고 드러내면서 세상에 읽을거리가 이렇게 많은데도 나의 창작물이 돋보이도록 노력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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