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과 함께 예술을 주제로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nounish의 유튜브 채널에 이런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What’s the opposite of hotdog? " (링크)
이 질문을 두고 두 예술가들은 자신이 생각한 정답을 한 시간 안에 예술 작품으로 표현해야 했다. 나는 당연히 정답이 콜드캣일 거라고 예상했고 영상 속 등장한 챗지피티의 답변도 콜드켓이었으나 그 답변을 들은 두 예술가들의 반응이 떨떠름해 보면서 나도 잠시 영상을 멈추고 다른 답변을 고민해 보았다.
잠시 후 다시 영상을 재생해 보니 나는 생각지도 못했던 답변을 바탕으로 예술가들이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한 사람은 핫도그의 반대말은 미트파우치라며 (다진) 고기가 빵을 감싼 조형들이 달린 트럭을 디자인했다.
다른 예술가는 놀랍게도 핫도그의 반대말은 블랙홀이라 답했는데 소시지는 동물을 해체한 후 다시 소시지 모양으로 재구성한 것이지만 반대로 블랙홀은 별이 해체됨으로써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우주의 블랙홀을 연출한 사진을 만들어가는데 그 발상이 매우 놀랍고 설득력 있었다.
그렇다면 나는 콜드캣 대신 무엇을 핫도그라고 주장해 볼 수 있을까?
핫도그 속 소시지는 다양한 부위를 한데 모아 새로운 형태로 만듦으로써 탄생되고, 그 소시지는 빵 사이에 꼭 끼어있어야만 비로소 핫도그가 된다는 점을 고려해 보면, 핫도그의 반대말은 바다가 아닐까?
바다를 구성하는 물은 그 출처가 다채롭지만, 핫도그 속 소시지와는 달리 바다는 일정한 형태로 인위적인 힘을 가해 변경할 수 없다. 한 곳에만 머물러 있도록 고정할 수도 없다. 심지어 핫도그는 우리가 소화시킬 수 있지만 역으로 바다는 우리를 한 번에 집어삼킬 수 있다.
내면에 다채로운 면을 항상 품고 있어 고정된 틀 안에 집어넣어 획일화할 수도 없고, 길들일 수 없는 자유로운 존재라는 점에서 핫도그의 반대는 바다라고 말해봐도 좋을 것 같다.
질문의 답을 찬찬히 떠올리다 보니 나도 바다처럼 길들여지지 않고 쉽게 깎이지 않는 사람이 되어보고 싶어졌다. 내 인생에도 핫도그 속 소시지처럼 억지로 변형되거나 조립된 부분이 있다면 그건 무엇일까? 좁은 빵 속에 억지로 자리 잡은 핫도그 소시지처럼 나를 꼼짝 못 하게 했던 상황이나 환경은 무엇이었을까?
이 모든 것의 반대편으로 넘어가 바다처럼 길들여지지 않은 본연의 모습대로 살아가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