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현의 Oct 25. 2024

핫도그의 반대말은 무엇일까?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과 함께 예술을 주제로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nounish의 유튜브 채널에 이런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What’s the opposite of hotdog? " (링크​)


이 질문을 두고 두 예술가들은 자신이 생각한 정답을 한 시간 안에 예술 작품으로 표현해야 했다. 나는 당연히 정답이 콜드캣일 거라고 예상했고 영상 속 등장한 챗지피티의 답변도 콜드켓이었으나 그 답변을 들은 두 예술가들의 반응이 떨떠름해 보면서 나도 잠시 영상을 멈추고 다른 답변을 고민해 보았다.


잠시 후 다시 영상을 재생해 보니 나는 생각지도 못했던 답변을 바탕으로 예술가들이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한 사람은 핫도그의 반대말은 미트파우치라며 (다진) 고기가 빵을 감싼 조형들이 달린 트럭을 디자인했다.


다른 예술가는 놀랍게도 핫도그의 반대말은 블랙홀이라 답했는데 소시지는 동물을 해체한 후 다시 소시지 모양으로 재구성한 것이지만 반대로 블랙홀은 별이 해체됨으로써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우주의 블랙홀을 연출한 사진을 만들어가는데 그 발상이 매우 놀랍고 설득력 있었다.


그렇다면 나는 콜드캣 대신 무엇을 핫도그라고 주장해 볼 수 있을까?


핫도그 속 소시지는 다양한 부위를 한데 모아 새로운 형태로 만듦으로써 탄생되고, 그 소시지는 빵 사이에 꼭 끼어있어야만 비로소 핫도그가 된다는 점을 고려해 보면, 핫도그의 반대말은 바다가 아닐까?


바다를 구성하는 물은 그 출처가 다채롭지만, 핫도그 속 소시지와는 달리 바다는 일정한 형태로 인위적인 힘을 가해 변경할 수 없다. 한 곳에만 머물러 있도록 고정할 수도 없다. 심지어 핫도그는 우리가 소화시킬 수 있지만 역으로 바다는 우리를 한 번에 집어삼킬 수 있다.


내면에 다채로운 면을 항상 품고 있어 고정된 틀 안에 집어넣어 획일화할 수도 없고, 길들일 수 없는 자유로운 존재라는 점에서 핫도그의 반대는 바다라고 말해봐도 좋을 것 같다.


질문의 답을 찬찬히 떠올리다 보니 나도 바다처럼 길들여지지 않고 쉽게 깎이지 않는 사람이 되어보고 싶어졌다. 내 인생에도 핫도그 속 소시지처럼 억지로 변형되거나 조립된 부분이 있다면 그건 무엇일까? 좁은 빵 속에 억지로 자리 잡은 핫도그 소시지처럼 나를 꼼짝 못 하게 했던 상황이나 환경은 무엇이었을까?


이 모든 것의 반대편으로 넘어가 바다처럼 길들여지지 않은 본연의 모습대로 살아가보고 싶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