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펑크를 롤모델로 삼은 삶이 만들 수 있는 것

26년 1월 5주 차 기록

by 현의

이번 주에 우연히 보고, 듣고, 만든 것들을 기록합니다. 인터넷이 제공하는 정보를 수동적으로 수용하는 대신, 나만의 목소리를 세상에 내놓는 능동적인 창작자로서 살아보기 위한 작은 여정이 담겨있습니다.


26년 1월 5주 차 보고, 듣고 만든 것 요약


1. 본 것: 흥행에 대성공한 영화


이번 주에는 예전부터 보고 싶었던 영화인 케데헌을 보았습니다. 케데헌은 넷플릭스에 막 올라온 당일부터 이곳저곳에서 많은 호평이 들려왔었기 때문에 사실 저도 케데헌이 넷플릭스에 올라왔던 첫날부터 이 영화를 매우 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넷플릭스를 볼 시간이 좀처럼 나지 않아 한참 동안 구독을 미루었다가 드디어 올해가 되어서야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너무 늦게 이 영화를 본 탓에 이미 모든 등장인물과 스토리, 삽입곡에 익숙해졌고 어떤 장면에 무슨 대사가 나오는지도 다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정말 몰입해서 보았습니다. 다만 영화가 시작된 지 15분 만에 골든이 등장한다는 건 미처 몰랐고, 가사와 함께 이 노래를 들으니 눈물이 나오게 될 줄도 몰랐어요. 아직 등장인물의 어떤 서사도 등장하지 밝혀지지 않았을 때였지만 가사가 무척 공감되더라고요.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떠올릴 수 있는 공감 가는 가사가 등장한 것도 좋았지만, 사실 개인적으로 골든만큼이나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세계를 지키는 히어로인 등장인물들이 편안하고 바보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점이었습니다. 케데헌이 너무나 흥행한 탓에 케데헌을 보기 전부터 이미 제작자들의 인터뷰와 제작 일화를 먼저 접했는데요, 그중 여성 슈퍼 히어로를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로 묘사하고 싶었다는 제작 비화가 무척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여성 히어로를 예쁘고 섹시한 모습으로만 나타내는 게 아니라, 먹는 것도 좋아하고 우스꽝스러운 표정도 짓는 현실적인 모습으로 만들고 싶었다는 대목을 인터뷰에서 읽었을 때는 이런 장면이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까 궁금했는데요. 여성 캐릭터들이 편안한 옷차림으로 좋아하는 음식을 엄청나게 먹으며 행복해하고, 극적인 표정을 짓는 모습이 등장하는 걸 보니 매우 재밌었고 그 모습을 보는 저 또한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미디어에서 그린 듯이 강조하는 허구의 여성성이 아니라 실제로 공감할 수 있는 현실적인 여성의 모습을 보는 건 이렇게나 편하고 즐겁다는 점을 이제껏 알지 못해서 아쉬울 정도였습니다. 마치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과 같은, 공감할 수 있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자라게 될 아이들이 부러웠던 한편 이들이 만들어갈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지기도 했어요.


-루미, 미라, 조이 세 캐릭터의 표정·행동·액션은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역동성이 있었고, 자신의 욕망을 숨김없이 드러내서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특히 김밥을 먹는 장면 같은 건 인상적이었다. 이런 여성 캐릭터가 작품을 보는 여성들에게 어떤 롤모델이 됐으면 하나?

▲이런 여성 캐릭터를 만들고 싶다는 게 영화를 하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였다. 애니메이션은 특히 여성 캐릭터를 못생기지 않게, 너무 웃기지 않게, 너무 바보 같지 않게 그리려는 경우가 많다. 나도 그런 요구를 실제로 겪었다. 그래서 내가 만든 영화에서는 진짜 웃긴 얼굴도 만들고, 음식을 이상하게 먹는 여성도 보여주고 싶었다. 나 같은 여자를 보고 싶었다. 코믹한 여성을 보여주고 싶었다.

[주간현대] ‘케데헌’ 신화의 주역 메기 강 감독 인터뷰
I wanted to see female superheroes that were a lot more relatable, who like to eat and make silly faces. We weren’t trying to make them just pretty, sexy and cool. They had very real insecurities and showed that.

[The New York Times] ‘KPop Demon Hunters’ Took 7 Years to Make but a Lifetime of Experience


한편 사자보이즈의 서사는 헌트릭스에 비해 압도적으로 납작하고 비중 또한 굉장히 적었음에도 현실에서는 헌트릭스만큼이나 상당한 파장을 일으켰다는 점은 의외였습니다. 헌트릭스는 팬과의 사랑, 친구와의 우정,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 및 확신과 같은 중요한 핵심 서사를 맡으며 이야기를 이끌어가지만 사자보이즈는 의도적으로 이들과 반대되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것처럼 많이 비어있더라고요. 현실에서는 대기업 제품과 콜라보도 하길래 영화를 보기 전까지만 해도 이 정도로 서사가 없을 줄은 미처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서사는 배제되었지만 케이팝 아이돌의 음악과 비주얼을 훌륭하게 재현했기 때문에 상당한 사랑과 관심을 받았나 봐요.


사실 저는 애니메이션 영화를 볼 때마다 울지 않은 적이 인생에서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웬만하면 영화관에서 애니메이션 영화는 안 보려고 해요. 그렇지만 케데헌은 영화관의 거대한 화면과 음향과 함께 다시 한번 감상하고 싶은 영화였습니다. 곧 있을 그래미 어워드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면 영화관에서 다시 볼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https://youtu.be/QGsevnbItdU


영화관 사운드로 다시 듣고 싶은 곡이자, 영화 속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곡은 How it's done입니다. 이 곡을 시작으로 영화의 오프닝이 등장할 때부터 이 곡과 이 영화와 사랑에 빠졌습니다.



2. 만든 것: 매일 어설픈 결과물 만들어보기


이번 주에는 매일 블렌더로 무엇이든 만들기에 도전했습니다. 지난 독서모임 때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을 읽고 나서 매일 아주 작게라도 시도하고 싶은 습관을 공유했는데요. 저는 블렌더 실력을 아주 조금씩이라도 향상시키고 싶어서 매일 블렌더로 아무거나 만들기에 도전했습니다.


거창한 걸 만들지 않아도 되고, 그냥 큐브 하나만 갖고 놀아도 좋으니 일단 매일 블렌더를 켜보는 것 자체를 목표로 두니 생각보다 재미있는 결과물이 나왔어요. 그리고 블렌더로 모델링을 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조금은 줄어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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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에 만든 3D 딸기 케이크.

이 귀여운 케이크를 만들기까지 아래와 같은 작고 사소한 결과물을 거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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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왕관 쿠키. 이번 주까지 완성하고 싶었던 이미지가 있었는데 그 구성 요소 중 하나로 이 왕관이 필요했습니다. 아이싱의 두께, 혹은 쿠키 상단의 뾰족한 부분을 좀 더 다듬을 수도 있었지만 이날은 하루 종일 다른 일에 몰입하느라 바빴기 때문에 일단 여기서 멈추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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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표정이 있는 토마토. 이날도 여전히 시간을 들여 집중해야 할 다른 일이 있었기 때문에 억지로 시간을 내서 겨우 만들었습니다. 이 토마토를 만드는 데 고작 5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은 것 같아요. 구체의 윗면과 아랫부분을 조금 평평하게 다듬고, 실린더를 작게 줄인 뒤 면을 일부 돌출시켜 꼭지를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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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끝부분에 초코 코팅을 한 버터링. 이날도 여전히 시간을 내기 어려웠기 때문에 새벽 늦게 겨우 만들었습니다. 이전에 아이스크림을 만들 때 배웠던 기술을 활용해서 버터링의 곡선형을 만들어 보았어요. 그렇게 만들어 놓고 보니 쿠키 가운데의 빈 공간이 생각보다 너무 커져서 안쪽을 조금 수정해 보았으나 그렇게 손을 썼어도 딱히 더 나은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시간이 너무 늦어서 어쩔 수 없이 최소한의 작업만 하고 끝냈어요.


수요일까지만 해도 렌더링을 할 여유나 시간이 없어서 그냥 화면을 캡처하는 데만 그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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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그동안 너무 블렌더에 신경을 덜 쓴 것 같아서 목요일부터는 렌더링까지 진행해 보았습니다. 아이스티를 담은 컵을 만들어 보려고 했는데, 액체의 표면을 울퉁불퉁하게 만드는 데는 성공했지만 액체를 맑고 투명하게 만드는데서 잠깐 헤맸습니다. 아무리 수습을 해봐도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되고 시간은 자꾸만 늦어지더라고요. 일단 다음 날에 좀 더 시간을 확보해서 더 나은 결과물을 결과물을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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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초보자를 위한 케이크 만드는 법 튜토리얼을 보며 케이크를 만들어보았습니다. 가장 위에서 본 바로 그 딸기 케이크예요. 영상의 전체 길이는 30분 남짓했지만 실제로 만드는 데는 몇 시간이 걸렸습니다. 생크림을 만들고, 그것을 일정한 간격으로 배치하는데 생각보다 좀 헤맸고, 케이크 시트의 질감을 표현하는 것도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모델링에서만 끝을 낸 게 아니라 조명, 배경, 구도를 모두 신경 쓴 결과물을 만들 수 있었다는 점에서 뿌듯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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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어제는 마카롱을 만들어보았습니다. 마카롱 사이의 아이싱이 맞닿는 부분의 질감을 어떻게든 표현해 보려고 노력했는데, 표면에 반점을 만드는 보르노이 텍스처와 노이즈 텍스처의 수치를 여러 번 조정해 보았으나 결국 생각만큼 거친 질감을 만드는데 성공하지는 못했습니다. 좀 더 사실적인 모양을 만들려면 거칠기를 훨씬 더 줄였어야 한다는 생각이 이제야 뒤늦게 드네요. 완벽하게 마음에 드는 결과는 아니지만 그래도 6일 연속으로 무엇이든 만들어냈다는 점을 성과로 치고 싶습니다.


6일 동안 블렌더로 매일 무엇이든 만들려고 노력했던 과정을 통해 배운 건 저에게는 좀 더 낮은 수준의 목표가 필요하다는 점이었습니다. 꼭 그럴듯한 결과물을 만드는 데만 집중할 필요도 없고, 매일 무언가를 새롭게 배우고 익혀야 할 필요도 없으니 그냥 프로그램을 켜서 버튼 하나만 갖고 놀아도 괜찮다고 스스로를 설득하는 게 제게는 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아직도 블렌더를 다루는 건 어렵게만 느껴질뿐더러, 무언가를 만드는 것에 대한 부담이나 압박도 여전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도 항상 굉장한 결과를 만들 수는 없는 법이고, 굉장한 결과를 만들려면 낮은 수준의 결과를 수없이 만들어야만 합니다. 머리로는 잘 아는 개념을 몸소 익히는 건 말처럼 쉽지만은 않네요. 하지만 낮은 품질의 결과를 만드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여전하다면 어떤 분야에서든 실력이 좀처럼 빠르게 늘지는 않을 거란 건 분명해 보입니다.


그래서 다음 주 저의 목표는 좀 더 형편없는 결과를 계속해서 만들어보는 것이에요. 부디 이번 주에 만든 것보다 더 바보 같은 결과를 만들되, 그래도 무언가를 만드는 과정 자체에서 즐거움을 발견하는 한 주가 이어졌으면 좋겠네요.



3. 들은 것: 어린시절을 책임졌던 노래


이번 주에는 제 청소년기를 책임졌던 장르의 곡을 다시 찾아들었습니다. 이번 주의 저는 뜬금없이 떠오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아주 작은 프로젝트를 시작하는데 제 모든 여유 시간을 바쳤는데, 그러던 도중 문득 제가 항상 다루고 싶었던 주된 이야깃거리는 어렸을 때 들었던 장르의 노래와 매우 닮았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제 어린 시절의 전부나 다름없었던 팝펑크는 가사에는 갈피를 못 잡고 혼란만 가득 담았지만 그래도 대책 없이 활기가 넘치는 멜로디를 가진 점이 가장 큰 매력인 장르라고 생각하는데요. 저도 모르는 사이에 이 장르의 영향력이 제 삶에 어떤 흔적을 남겼나 봅니다.


https://youtu.be/G8jCIntzNY4


작업을 계속 이어가기 전에 잠깐 틈이 생기자 일부러 이 노래를 찾아 들었습니다. 어린 시절의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노래를 듣다 보니 제가 인생에서 맞을 수 있는 가장 최악의 위기도 그냥 좋아하는 친구랑 멀어질까 봐 전전긍긍하거나 학교에서 가장 무섭기로 소문난 수학 선생님이 새로운 담임 선생님이 되는 수준에만 그쳤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물론 그런 일들도 위기가 맞긴 하지만 어른이 된 이후에는 외부 환경이 아니라 나 자신이 스스로의 삶에 위기를 더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고, 그렇게 탄생한 위기는 나 혼자만이 아니라 주변 사람의 삶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을 만큼의 파급력을 가진다는 점이 굉장히 염려스러워요.


하지만 어른이 가진 몇 안 되는 혜택은 이제는 외부의 강제적인 억압 없이도 자신이 스스로 삶의 규율을 정할 수 있다는 점 같아요. 지금껏 살면서 경험해온 것을 바탕으로 삶의 방식을 정할 수도 있지만, 그와는 정 반대로 여태까지 살아왔던 환경과 반대되는 도전적인 선택도 용기만 있다면 다시 한번 시도해 볼 수 있다는 자유가 저는 참 좋더라고요.


만약 오랫동안 제 삶의 일부가 되어준 팝펑크를 바탕으로 삶의 규율을 정해본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가장 먼저 떠오른 점은 인생에 딱히 그럴싸한 대책이 없더라도 즐거운 장면 하나쯤은 만들 수 있다는 걸 염두에두자는 것이었습니다. 이번에 만들고 있는 혼자만의 아주 작은 개인 프로젝트에는 어쩌다 보니 아주 자연스럽게 소소한 말장난을 담게 되었는데, 이 모습이 왠지 팝펑크와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팝펑크는 개인적인 삶의 방황과 고민에 대해 숨김없이 이야기합니다. 그래도 이를 너무 무겁거나 슬프게 표현하지 않고 오히려 때로는 경쾌한 방향으로 풀어냅니다. 삶의 좌절을 너무 극적으로 해석하지 않고 그냥 웬만큼 털고 일어나려 하는 장르의 특성을 전부터 정말 좋아했는데, 그래서 어쩌면 저도 무의식적으로 이런 방향의 삶을 오랫동안 동경해온 것 같기도 해요.


돌이켜보면, 뭔가를 만드는 과정은 언제나 즐겁긴 했지만 그 안에 작은 농담까지 추가로 넣을 수 있었을 때 더 재밌었던 기억이 납니다. 현실에서는 일부러 농담을 하려고 애를 쓰지도 않고 솔직히 잘 웃지도 않긴 한데요, 그래도 무언가를 만드는 데 완전히 몰입할 때 무의식적으로 아주 자연스럽게 나오는 게 이런 시시콜콜한 농담이라면 저도 모르는 사이에 언젠가부터 마음 한편에는 경쾌한 구석이 있었나 봐요.


물론 아주 작은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은 별로 순탄치 않았습니다. 아무도 압박하지 않았는데도 기존에 쌓아온 모든 루틴을 내던지고 그냥 무언가를 만드는 데만 몰두했는데, 무언가를 만들고 싶은 열정이 넘치는 건 좋은 일이긴 하지만 일상이 딱 한 가지 목표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건 생각보다 별로였어요.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겠고, 식욕도 없고, 쉴 때도 머릿속으로 자꾸 무언가를 고심하게 되고, 하루가 지나치게 단순하고 짧게만 느껴지는 점이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목요일부터는 다시 본래의 일상을 되찾으려 노력하고, 일부러 블렌더 같은 취미 생활에 좀 더 시간을 쓰기도 했는데 이제 와서 돌이켜보니 너무 스스로를 통제하려 하지 말고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두었어도 괜찮았을 것 같기도 해요. 주말이 되니 평일에는 넘쳤던 열정이 바닥나서 다시 무언가를 만들 엄두가 안 생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상이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아도 괜찮은 구석 하나쯤은 발견하는 게 팝펑크적인 삶의 태도일 겁니다. 아래 사진은 제가 금요일에 만든 또 다른 케이크 사진인데, 원래 계획대로라면 가장 상단의 초록색 아이싱에 스프링클이 올라갔어야 했는데, 수치를 잘못 조정해서 스프링클이 아이싱에 붙지 않고 사방으로 튀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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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오히려 스프링클이 사방으로 흩뿌려지니 축제 분위기도 나고 이미지가 좀 더 흥미로워지더라고요. 그래서 최종 결과물에도 애매하게 길쭉하고 찌그러진 스프링클이 튀어 오르는 구성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예상대로 흘러가는 일이 없다는 건 오히려 계획에 없는 흥미로움을 탐색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이번 주 초에 유난히 불타올랐던 열정은 다음번에 언제 또 샘솟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모든 걸 미리 예측하고 통제하지 못하더라도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재미있는 결과를 맞을 수 있으리라고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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