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루틴으로 만들어진 하루가 가진 의미
솔직히 말하자면 거울을 볼 때 빼고는 나 자신을 스스로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건 쉽지 않다. 나도 어릴 때부터 다이어리를 꾸준히 써왔지만 지난날의 기록을 굳이 시간을 들여 다시 읽어보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 이유는 간단하게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1) 옛날에 쓴 글은 부끄럽고
2) 연말이 다가올수록 짧고 성의 없어지는 일기를 보며 내 얄팍한 의지를 재확인하는 것도 부끄러웠다.
하지만 노션을 다이어리처럼 쓰기로 마음먹고, 직접 나만의 템플릿을 구성해보다 보니 참을 수 없는 호기심이 생겼다. 난생처음으로 직접 만든 노션 템플릿이 뿌듯하긴 했지만 이게 진짜로 내 삶에 도움이 될지는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다이어리를 내가 꾸준히 쓸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하지만 우려와는 달리 노션으로 다이어리 쓰기는 아직까지는 순탄하게 잘 이어지고 있었다. '쓰다 보면 재밌어지도록' 나름대로 다이어리를 구성한 덕분이었다.
그렇게 하루를 기록하는 것에 초점을 두었던 노션 다이어리 템플릿은 조금씩 모여서 한 달이 되었다. 이 한 달이 모여 나의 일 년이 되어가는 과정을 가만히 지켜보다 보면, 지난날을 돌이켜볼 때에만 비로소 알 수 있는 놀라운 점을 몇 가지 찾아낼 수 있다.
하루를 기록하다 보면 한 달 후의 내 모습도 예측할 수 있다
노션 다이어리 템플릿을 만든 이후, 매월 30일이 되면 다중 속성으로 만든 세 개의 태그 (최고/보통/힘내)를 필터 기능을 활용하여 살펴보는 습관이 생겼다. 이번 한 달은 얼마나 만족스럽게 보냈는지 가장 쉽게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의 회고를 작년부터 올해까지 수차례 반복하다가 깨달은 점이 있다. “왜 이날 이 평가를 내렸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 되풀이할 수 있었고, 그 답을 찾는 과정에서 내 삶의 패턴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는 대부분 한 달 동안 쓴 일기 중 가장 최악의 평가를 내린 것들을 살펴보면 찾을 수 있었다. 필터를 걸어 한 달 동안 쓴 일기 중 ‘힘내’ 태그가 달린 것만 분류해보면 쉽게 찾을 수 있다. ‘힘내’ 태그가 달린 일기를 클릭해서 보면 그 안에는 계획만 세워놓고 실천으로 옮기지 못한 할 일 목록들, 최소 5천 자는 넘을 법한 구구절절한 일기가 있다.
나는 어떤 상황을 견디지 못하는가? 어떤 장소를 싫어하는가? 왜 그 선택을 후회하는가? 왜 이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는가? 행복한 날에는 이런 질문을 할 겨를이 없지만 힘든 날에는 얘기가 다르다. 그리고 힘든 날에 스스로 자문했던 질문은 내 미래 모습을 재설정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어쩌다가 오늘처럼 끔찍한 하루를 보냈는지’를 알고 있다면 ‘이런 하루를 두 번 다시 맞지 않기 위해 살다 보면 한 달 후 내 모습은 어떻게 될지’ 예측하는 건 어렵지 않다. 게다가 힘든 순간을 그대로 흘려보내지 않고 배우고 스스로 개선점을 찾는 행동을 하는 것 자체가 위안이 되기도 한다. 나에 대한 자책으로 한 달을 마무리짓지 않고 내 미래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재설계하며 끝맺을 수 있으니 말이다.
내 시간은 생각보다 가치 있다. 누군가에게 그걸 인정받지 않아도.
'그동안 뭘 했지?' 매년 연말이 다가올 때마다 이 질문은 내 머릿속을 끈덕지게 파고들었다. 그런데 누구나 할 수 있는 이 한탄은 사실 학생도 아니고 직장인도 아니고 하물며 사장도 아닌, 어느 곳에서도 소속되지 않은 사람에게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질문이다.
때때로 나는 “여기부터 여기까지 공백기가 있는데 그 기간 동안 뭘 했나요?”라는 질문을 듣는데, 이는 ‘어딘가에 소속되지 않고 살아온 시간에 아무런 가치가 보이지 않으니 그걸 스스로 증명해보라’는 말을 매우 공적인 말투로 표현한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솔직히 내가 보내온 시간에 타인이 의문을 제기하는 것 그 자체만으로 나는 위축이 된다. 질문을 하는 사람에게는 그런 의도가 없을지라도.
나이를 중요하게 여기는 세상에서 살고 있는 인물들은 자신의 시간을 남들과 똑같이 맞추려고 늘 노력한다. 그러니 남들과 맞지 않는 시간대를 살지 않는 사람에게는 질문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는 그 사람들의 노력을 낮추고 싶지는 않다. 그저 내가 원하는 건 나만의 속도로 가고 있는 시계가 그런 인물들로 인해 고장 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한 달을 마무리하기 위해 그동안 써온 일기를 보면서 내가 깨달은 가장 소중한 점은 이것이다. 남들이 인정하지 않아도 나는 내가 보내온 시간의 가치를 인정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이것은 굉장한 일이다. 남들이 나를 인정해도 내가 나 자신을 인정 못하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결말이니까. 게다가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 매일 시간을 쏟아 보낼 열정이 있다면 무엇이든 못할 리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말이다.
혹시 매사에 의미 부여하는 걸 좋아하는 따뜻한 마음과, 일상의 작은 것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는 섬세함을 지니고 있는지? 만약 스스로 그런 사람임을 자부한다면 노션으로 만든 다이어리 템플릿 구성을 참고하여 자신만의 템플릿을 직접 만들어보길 권유하고 싶다. 매일 하루의 끝에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매월 자신의 앞날을 재설정하는 과정을 거치다 보면 인생의 정답을 찾진 못하더라도 오답은 확실히 피할 수 있을 테니까.
1. 갤러리 뷰로 카드 안의 내용을 한눈에 확인하기
노션에 /갤러리 를 입력하면 갤러리를 설정할 수 있는데, 이 방법으로 각 카드 안에 있는 콘텐츠를 미리 볼 수 있는 템플릿을 만들 수 있다. 사진을 삽입했다면 사진이, 텍스트를 입력했다면 가장 상단에 쓴 텍스트 서너 줄이 등장한다. 하루를 대표하는 사진을 삽입해서 갤러리를 꾸미거나 /할일 을 입력하고 체크리스트를 만들어서 매일 해야 할 일을 했는지 확인하는 용도로 쓸 수 있다.
2. [다중 선택] 속성으로 나만의 태그 만들기
상단의 사진에서 볼 수 있는 최고 / 운동 / 열정적, 학구적, 피곤해 와 같은 항목은 [다중 선택] 속성을 추가하여 만들 수 있다. 하루를 간단하고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 무드 트래커, 습관 기록, 지출 유무 기록 등등 태그 기능을 통해 기록할 수 있는 항목은 무궁무진하다.
노션에는 갤러리뷰와 비슷한 용도로 쓸 수 있는 보드 뷰도 있다. 두 개의 공통점과 차이점 및 다중 선택 속성 추가하는 법은 하단의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노션 갤러리 VS 보드를 소개합니다
https://youtu.be/lUNcaoPUCy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