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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의 Aug 25. 2022

가을을 맞이하며 듣는 비틀즈 Rubber Soul


가을이 되면 저절로 손이 가는 앨범이 있다. 비틀즈의 6번째 앨범 러버소울 (Rubber Soul)이다.


비틀즈의 러버소울 앨범에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대표작 상실의 시대 (원제:노르웨이 숲)에 영감을 준 곡이 수록되어 있다.


하루키는 비틀즈의 앨범을 듣고 전 세계 수많은 사람의 마음 속을 헤집는 작품을 만들었는데, 나에게는 가을이 올 때마다 비틀즈의 앨범을 들으며 할 수 있는 나만의 일이 있다. 멀쩡하겠거니, 잘 있겠거니 지레짐작하며 한동안 내버려 두었던 내 심부를 뒤적거리는 시간을 갖는 일이다.


그렇다면 가을이 다가오는 김에 우리의 내면을 거꾸로 뒤집어서 가을 햇볕 아래에 두면 어떨까. 해를 받아 따끈해진 마음을 손바닥으로 탁탁 두드리면 기억들이 사방팔방으로 흩어져 마치 먼지처럼 보이겠지.


멀어지는 기억을 다시 잡아두고 싶다면 물음표로 끝나는 꼬리표를 붙여봐도 괜찮다.


- 그 때 내가 다른 선택을 했다면 지금 나는 뭘 하고 있었을까?


- 내가 좀 더 성숙했다면 그 상황에 어떤 말을 할 수 있었을까?


그 날을 완벽하게 맞기 위한 모든 준비를 아주 오래 전에 마쳤더라면, 나와 그 사람은 우리가 될 수 있었을까?



가을은 영원할 것만 같았던 더위에도 끝이 있음을 알려주는 계절. 산뜻하고 청량한 녹음이 더 이상 예전 같지 않아도 괜찮은 계절이다. 그렇다면 가을을 맞이한 내 마음 속에는 내가 아닌 여러 사람들을 방황하게 두어도 괜찮지 않을까.


그러면 잊고 싶지 않았던 사람이 어느새 잊힌 사람이 되고, 잊을뻔 했던 사람이 짜증 나는 연락과 함께 다시 돌아오는 현실도 자연스럽게, 어른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 테니까.


떠나간 줄로만 알았던 사람도 언제든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사람이 되어 다시 머물게 되면 더 좋고.



▶ 함께 들으면 좋은 노래

https://youtu.be/YBcdt6DsLQ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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