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야심:기 드 모파상 『벨아미』

부제: 기 드 모파상 『벨아미』, 침대보다 정장이 중요한 도시

by 설탕바른위로

이 글은 강신주의 베스트셀러 『감정수업』을 길잡이 삼아, 스피노자의 48가지 감정중 10가지 감정을 소설과 함께 다시 읽어 내려가는 인문학 연재입니다.


[1부] 욕망의 옷을 입다: 야심이라는 거울


당신은 지금 '당신 자신'을 살고 있습니까, 아니면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당신'을 연기하고 있습니까?


19세기 말, 파리의 화려한 거리에는 "성공하고 싶다"는 욕망 하나로 가득 찬 수많은 청춘들이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한 남자가 있습니다. 가진 것이라곤 빚을 내서 맞춘 정장 한 벌과, 여심을 뒤흔드는 매혹적인 얼굴뿐인 남자.


기 드 모파상의 걸작 『벨아미(Bel Ami)』는 이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묻습니다. 타인의 시선을 먹고 자라는 욕망, 즉 '야심'이 어떻게 한 인간의 영혼을 잠식해 들어가는지 말입니다.


핵심 감정: 야심(Ambitio)


이 소설을 관통하는 핵심 감정은 스피노자가 『에티카』에서 정의한 '야심(Ambitio)'입니다. 스피노자는 야심을 단순히 높은 지위를 바라는 마음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야심 (Ambitio)"
모든 감정을 키우며 강화하는 욕망입니다. 그러므로 이 정서는 거의 정복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인간이 어떤 욕망에 묶여 있는 동안에는 필연적으로 야심에 동시에 묶이기 때문입니다."

스피노자, 『에티카』


야심의 본질은 '제3자의 시선'입니다.

내가 무언가를 원할 때, 단지 그것이 좋아서가 아니라 '남들이 그것을 가진 나를 부러워하기 때문에' 더 원하게 되는 심리입니다.


사랑조차도 둘만의 감정이 아니라, "저런 멋진 사람을 만나다니!"라는 타인의 찬탄을 들을 때 더 불타오르게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야심의 작동 방식입니다.


빈털터리 청년, 욕망의 도시에 서다


주인공 조르주 뒤루아는 노르망디의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나 알제리 주둔 기병대 부사관으로 복무했습니다. 군대를 제대하고 파리로 올라왔지만, 현실은 냉혹했습니다. 북부 철도 사무원으로 일하며 받는 쥐꼬리만한 월급으로는 월세를 내기에도 벅찼습니다.


그는 파리의 화려한 밤거리를 배회하며 끓어오르는 갈증을 느낍니다. 고급 카페에 앉아있는 신사들, 그들 옆에서 웃고 있는 우아한 부인들. 뒤루아는 그들 속에 섞이고 싶었고, 그들이 가진 것을 가지고 싶었습니다.


그에게는 남들에게 없는 강력한 무기가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잘생긴 외모였습니다. 지나가는 여자들이 한 번쯤 뒤를 돌아볼 만큼 매력적인 그의 외모는, 아직 가공되지 않은 원석과도 같은 자본이었습니다.


운명을 바꾼 만남: "침대보다 정장이 낫다"


어느 무더운 여름날 저녁, 그는 오페라 극장 근처에서 우연히 군대 시절 전우였던 찰스 포레스티에를 만납니다. 포레스티에는 이미 성공한 기자가 되어 살이 통통하게 올랐고, 값비싼 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뒤루아의 남루한 행색을 본 포레스티에는 그를 동정하며 자신의 신문사 《라 비 프랑세즈》에 일자리를 주선해주겠다고 제안합니다.


하지만 뒤루아는 당장 다음 날 저녁 식사 모임에 입고 갈 예복조차 없었습니다. 머뭇거리는 그에게 포레스티에는 파리 사회의 성공 법칙을 꿰뚫는 결정적인 조언을 던집니다.


"옷이 없다고? 저런! 어쨌든 그건 없어서는 안 되지. 파리에서는 정장이 없는 것보다는 침대가 없는 편이 더 낫다네."


이 말은 단순한 조언이 아니었습니다. '생존(침대)'보다 '보여지는 이미지(정장)'가 더 중요한 사회라는 것을 일깨워주는 말입니다.


파리라는 정글에서는 능력이 없어도 있는 척해야 하며, 배를 곯더라도 남들 눈에 번듯하게 보여야만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비정한 진리를 포레스티에는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뒤루아는 친구에게 빌린 돈으로 옷을 맞춰 입고 거울 앞에 섭니다.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그는 전율합니다. 촌스러운 시골 청년은 사라지고, 사교계의 귀부인들을 홀릴 만한 매력적인 신사가 그곳에 서 있었습니다.


이제 그는 '야심'이라는 갑옷을 입고 전쟁터로 나갈 준비를 마친 것입니다.


유혹이라는 이름의 사다리


포레스티에의 집에서 열린 저녁 식사에서 뒤루아는 자신의 매력을 시험해 봅니다. 그는 화려한 언변과 우수에 찬 눈빛으로 그 자리에 있던 여성들의 관심을 독차지합니다. 특히 사교계의 유력 인사이자 신문사 사장의 부인인 왈테르 부인, 그리고 자유분방한 매력의 드 마렐 부인이 그에게 호감을 보입니다.


뒤루아는 곧 드 마렐 부인을 찾아가 그녀를 유혹하는 데 성공합니다. 그녀는 뒤루아의 정부가 되어 그에게 육체적 쾌락뿐만 아니라, 파리 생활에 필요한 돈과 정보를 제공하는 물주 역할을 자처합니다.


뒤루아에게 사랑은 감정의 교류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신분 상승을 위한 사다리이자,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전리품이었습니다.


스피노자가 말했듯, 야심에 사로잡힌 인간에게 타인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 됩니다. 뒤루아는 드 마렐 부인의 품에 안겨 있으면서도, 그녀를 통해 얻게 될 이득을 계산하고 있었습니다.


그의 야심은 이제 막 날개를 펴기 시작했습니다.


(내일 2부에서 계속됩니다)


� 오늘의 질문

Q. 당신은 자신의 본모습보다 타인에게 비치는 '이미지'를 위해 더 많은 시간과 돈을 쓰고 있지는 않습니까?


Q. 포레스티에의 말처럼, 당신의 삶에서도 "침대보다 정장이 더 중요한" 순간이 있었습니까?





수, 목,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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