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야심:기 드 모파상 『벨아미』

부제: 대필로 쌓아 올린 명성, 그리고 잔혹한 사냥

by 설탕바른위로

이 글은 강신주의 베스트셀러 『감정수업』을 길잡이 삼아, 스피노자의 48가지 감정중 10가지 감정을 소설과 함께 다시 읽어 내려가는 인문학 연재입니다.


[2부] 배신의 기술: 가장 가까운 적을 베어라


어제까지의 이야기


가난한 퇴역 군인 조르주 뒤루아는 친구 포레스티에의 도움으로 파리 언론계에 발을 들였습니다. "생존보다 겉치레가 중요하다"는 파리의 법칙을 깨달은 그는, 잘생긴 외모를 무기로 드 마렐 부인을 유혹하여 사교계의 문을 열었습니다.


이제 그의 야심은 더 높은 곳, 권력의 정점을 향해 치닫기 시작합니다.


대필로 쌓아 올린 명성


신문사 기자가 되었지만, 뒤루아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글을 쓰는 재주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기사 한 줄 제대로 쓰지 못해 쩔쩔매는 그를 구원한 것은 다름 아닌 친구 포레스티에의 아내, 마들렌이었습니다.


마들렌은 남편 포레스티에의 기사를 대신 써주던 숨은 실력자였습니다. 그녀는 뒤루아를 앉혀놓고 기사를 불러주며 그를 훈련시켰습니다.


“당신이 하고 싶은 말, 이걸로 됐어요?”

“응, 나무랄 데 없소.”

그녀는 다정하게 남편의 어깨에 기대면서 그의 귀에 조그맣게 문구를 불러 줬다. ... 뒤루아는 이따금 두서너 줄 더 보태 써넣어서 공격의 효과를 한층 더 깊고 격렬하게 만들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친구 포레스티에가 지병으로 사망하자, 뒤루아는 기다렸다는 듯 마들렌에게 청혼합니다. 사랑해서가 아니었습니다. 그녀가 가진 정보력과 글 솜씨, 그리고 사교계의 인맥이 탐났기 때문입니다.


마들렌 역시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간판이 되어줄 남자가 필요했습니다. 이 결혼은 철저한 '야심의 결합'이었습니다.


벨아미, 권력의 맛을 보다


마들렌과 결혼한 뒤루아는 승승장구합니다. 마들렌은 당시 외무장관 라로슈 마티외와 내연 관계였는데, 뒤루아는 이를 알면서도 묵인했습니다. 왜냐하면 아내가 침대에서 장관에게 빼내는 고급 정보들이 곧장 뒤루아의 특종 기사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뒤루아는 자신의 이름을 '조르주 뒤 루아 드 캉텔'이라는 귀족풍으로 바꾸고, 신문사의 정치부장 자리를 꿰찹니다. 사람들은 그를 부러워하고, 두려워했습니다. 그의 기사는 정부를 공격하고 내각을 흔들 만큼 강력해졌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힘은 아내 마들렌과 그녀의 정부에게서 나온 것이었습니다.


이때, 뒤루아의 야심에 기름을 붓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신문사 사장 왈테르가 모로코 식민지 정복 사업과 관련된 내부 정보를 이용해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들인 것입니다.


벼락부자가 된 왈테르의 호화로운 저택과 넘쳐나는 돈을 보며 뒤루아는 극심한 질투와 패배감을 느낍니다.


"세상은 강한 자의 것이다. 강해져야 한다. 모든 사람들 위에 서지 않으면 안 된다!"


그는 결심합니다. 단순히 왈테르의 직원으로 남을 것이 아니라, 그의 사위가 되어 그 막대한 재산을 통째로 삼키겠다고 말입니다.


잔혹한 계산, 그리고 사냥


왈테르의 사위가 되기 위해서는 현재의 아내 마들렌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습니다. 한때 자신의 성공을 도왔던 은인이자 파트너였던 그녀는 이제 제거해야 할 대상에 불과했습니다. 뒤루아는 치밀한 함정을 팝니다.


그는 경찰을 대동하고 아내가 외무장관 라로슈 마티외와 밀회 중인 아파트를 급습합니다. 문을 부수고 들어간 뒤루아는 속옷 차림으로 떨고 있는 아내와 장관을 향해 냉혹하게 일갈합니다.


“이 여잡니다. 현장을 잡았습니다.”


이 사건으로 장관은 파멸하고, 뒤루아는 이혼의 명분을 얻습니다. 그는 신문사 사장 왈테르에게 찾아가 뻔뻔하게 말합니다.


“그 여잔 죽은 포레스티에[전 남편]에게 되돌려 주겠어요.”


이 말은 마들렌을 인격체가 아닌, 쓰고 버리는 물건처럼 취급하는 뒤루아의 비인간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이토록 잔인한 배신 앞에서 왈테르 사장은 경악하지만, 동시에 그에게서 거부할 수 없는 성공의 냄새를 맡습니다.


'응, 이 녀석은 출세하겠어, 이 악당은.'


스피노자는 말했습니다. 야심은 모든 감정을 강화하지만, 그 방향은 타인의 시선에 종속된다고.


뒤루아에게 마들렌은 더 이상 타인의 부러움을 사는 트로피가 아니었습니다. 이제 그의 눈은 더 크고 빛나는 트로피, 왈테르의 딸 쉬잔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사랑도, 의리도, 부부의 연도 그의 야심 앞에서는 가차 없이 잘려 나가는 썩은 가지에 불과했습니다.


(내일 3부에서 계속됩니다)


� 오늘의 질문

Q. 당신의 목표를 위해 타인의 호의를 당연한 듯 이용하고, 필요가 없어지면 냉정하게 돌아선 적은 없습니까?


Q. "성공하려면 저 정도 독기는 있어야지"라는 말로 비도덕적인 행동을 합리화해 본 적은 없습니까?


수, 목, 금 연재
이전 07화03 야심:기 드 모파상 『벨아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