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의지는 가족 모두의 희망이
되어

엄마라는 존재

by 또 다른세상

엄마의 손을 잡고 수다를 떨고 싶었다. 큰 아픔 없이 잘 주무셨는지, 얼굴은 좀 괜찮아지셨는지 궁금했다. 하루가 지났으니 조금이라도 상태가 나아졌기를 바랐다. 마침 큰언니가 병원에서 돌아왔다. 피곤할 텐데도 마트에서 장을 봐서 돌아왔다. 아침밥을 차려주려고 하는 언니의 모습에 가슴이 찡했다. 가족 중 누구도 지쳐 쓰러질 수 없었다.

나는 밤새 배가 아팠다. 온열매트를 배 위에 올려놓고 잠들었지만 소용없었다. 가슴부터 목까지 뻥 뚫린 듯한 느낌이 들었다. 목이 타들어 가고, 가슴이 저려왔다. 보리차를 한 모금 마셔봤지만, 예전처럼 구수한 맛이 나지 않았다. 미각이 사라진 것 같았다. 큰언니가 걱정스럽게 괜찮냐고 물었지만, 견딜 만하다고 말했다. 가족 모두가 힘든데, 내 아픔까지 더할 수는 없었다.

아픈 통증을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견뎌내고 있을까. 결국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 누구도 대신 아파줄 수 없고, 약도 잠시뿐이다.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도 아니었고, 그나마 있는 약은 점점 몸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듯했다.

큰언니가 엄마 소식을 전해주었다. 엄마는 혼자 힘으로 침대 난간을 잡고 조금씩 몸을 움직이고 계셨다. 팔과 얼굴의 부기가 조금 빠졌고, 가끔 기침을 하지만 말씀도 잘하신다고 했다. 무엇보다 집에 가고 싶다는 말을 계속하신다고 했다.

“휠체어에 혼자 탈 수 있어?”

“할 수 있어. 지금 당장 옮겨 앉을 테니까 휠체어 좀 가져와.”

엄마의 단호한 목소리에 깜짝 놀랐다.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된다고 말씀드렸다. 예전에도 간호사에게 물어보지 않고 움직이셨다가 무리한 탓에 더 힘들어지신 적이 있었다. 그때 언니들은 간호사에게 엄청 혼이 났다. 마음은 움직이고 싶어도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무리한 행동이 엄마도, 우리도 더 힘들게 만들었다.

하지만 엄마의 살아가고자 하는 의지는 정말 대단했다. 그 의지가 있었기에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다. 만약 삶의 의지가 약했다면 우리 가족도 지치고 힘들었을 것이다. 세상에 부모님은 단 한 분뿐인데, 쉽게 떠나보낼 수는 없었다.

주말이 되자 하나뿐인 아들과 며느리가 병실을 찾았다. 손녀들도 와서 밝은 얼굴로 인사를 했다. 엄마는 기분이 좋으셨을 것이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가족들이 모두 와주었으니, 단지 누워 계실 뿐이지 마음만은 누구보다 벅차셨을 것이다.

엄마의 삶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자식들은 매일 기도한다. 조금만 더 아프지 않기를, 조금만 더 곁에 있어 주기를. 엄마의 강한 의지 덕분에 우리도 힘을 낼 수 있다. 그 희망의 끈이 있기에,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동안 힘들고 서운했던 순간들은 모두 사라졌다. 지금 이 순간, 아픔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엄마의 강한 의지가 우리를 지탱해 주고, 우리도 그 힘을 받아 함께 버텨낸다.

나 역시 아픔을 견디며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가족이 있기에 이겨낼 수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엄마가 있다. 그러니 제발 건강하게 다시 집으로 돌아오기를, 우리는 간절히 바라고 있다.

반드시 그날이 곧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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