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운동을 하는 사진을 보며

엄마라는 존재

by 또 다른세상

재활운동을 하는 사진을 보며

오빠가 재활운동을 하는 엄마의 사진을 보내왔다. 침대에서 똑바로 서 있는 모습이었다. 얼굴은 안정적이었고, 운동에 집중하는 모습이 보였다. ‘이제는 살았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었다. 톡으로 “애쓰는 모습이 감사합니다”라고 보냈다.

병원에 입원한 지 어느덧 4주 차. 돌아가시는 줄 알았는데, 엄마는 역시 강했다. 무엇보다 나를 위해서라도 살아야 했을 것이다. 침대에 누운 채로도 내 걱정을 하는 엄마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오늘 회진을 돌던 의사 선생님이 다음 주 월요일 퇴원이 가능하다고 전해주었다.


병원에 있을 때는 심리적으로 예민해진다. 엄마가 너무 아파하던 시기에는 의사나 간호사를 의심하며 가족들 모두 불만을 쏟아냈다. 약을 잘못 선택한 것은 아닌지, 신속한 처방을 왜 못하는지, 고치러 왔는데 왜 안 아픈 곳이 더 아픈지…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회복해 가는 모습을 보니 병원 관계자들이 이렇게나 고마울 수가 없다. 우리 4형제 모두 같은 마음이었다.


믿고 기다리는 것.


말은 쉽지만, 현실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한편, 내 몸에도 이상 신호가 왔다. 손, 얼굴, 머리에 피부염이 생겼다. 피부과 진료가 필요했다. 일주일 후 외래 상담이 예정되어 있지만, 그때까지 기다리기엔 상태가 더 나빠질 것 같았다. 자주 가던 피부과를 검색해보니 오전 진료만 가능했다. 결국 발산역 근처 피부과를 찾아갔다.


병원 문을 열고 들어서니 젊은 사람들이 여러 명 우르르 들어갔다. 따라 들어갔더니, 일반 진료는 하지 않는 성형외과였다. 요즘은 본래 피부과 진료보다는 성형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곳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다시 나와 주변을 둘러보니 *‘계피부과’*라는 간판이 보였다. 몇십 년 전, 영등포에서 가본 적 있는 곳이었다. 반가운 마음에 다가가 보니, 발산역 지점도 있었다. 오후 2시부터 접수를 받는다고 적혀 있었다.

다시 밖으로 나와 친구와 점심을 먹기로 했다. 친구와 이대서울병원 로비에서 만나기로 했다.

친구와의 대화


친구는 내일부터 항암 치료를 시작한다고 했다. 삼중음성유방암에 효과가 있다는 키트루다 항암제를 맞고 싶었지만, 항암제 반응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내가 다니는 삼성서울병원에서는 그런 검사를 하지 않았다고 하니, 친구는 의사에게 물어봤다고 했다. 의사는 “수술이 가능한 사람은 바로 진행한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하지만 친구는 수술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검사를 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열심히 살아왔고, 이제는 조금은 편해지려나 싶었는데… 병에 걸렸어."

친구가 눈물을 보였다. 나 또한 눈시울이 붉어졌지만, 억지로 참았다. 그러면서 친구 앞에서 울어서 미안하다고 했다. 친구는 "울고 싶을 때 실컷 울어."라고 말했다.


점심을 먹고 친구를 카페에 남겨둔 채, 나는 피부과로 향했다.

대기실에는 세 명이 앉아 있었다. 한 사람이 진료와 시술을 병행하는지, 시술 순서가 밀릴 때는 조금 늦게 호명되었다.내 차례가 되어 진료실에 들어갔다. 의사는 긴 머리에 피부가 깨끗했다. 역시 피부과 의사라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항암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손, 얼굴, 머리 상태를 확인한 의사는 "생각보다 심하지 않다"며 부위별로 바르는 약과 먹는 약을 처방해 주었다. 비싸지만 보습제도 한 개 샀다.


하지만 피부과 약을 먹어도 항암을 계속하면 큰 효과가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사는 너무 걱정하지 말라며, *"항암이 끝나면 원래 상태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수많은 의사를 만났지만, 이렇게 따뜻하게 위로해 주는 의사는 처음이었다.


처방전을 챙겨 나와 병원을 나섰다. 문을 열고 나오니 건너편에 엄마가 입원해 있는 병원이 보였다. 열심히 재활운동을 하고 있을 엄마의 모습이 그려졌다.


다가오는 것들

엄마를 면회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지만, 내 몸이 점점 면역력을 잃어가는 게 느껴진다.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고, 기운이 없다. 미각도 사라졌다.


부작용다운 부작용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올 것이 왔구나."

나는 기꺼이 그것을 반갑게 맞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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