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얻는 지혜 / 발타자르 그라시안 / 현대지성
4부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은 가장 위대한 일이다.
관계
119. 미움에 한번 사로잡히면 떨쳐내기가 어렵다.
스스로 미움을 사지 말라. 굳이 스스로 반감을 불러일으킬 필요는 없다. 스스로 원하지 않아도 반감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남에게 존경받고 싶다면, 먼저 그들을 존경해야 한다. 그리고 번영하고 싶다면 먼저 남에게 공을 들여야 한다.
방사선 치료를 받는 시간은 고작 10분 남짓이다.
그 짧은 시간에도 활기가 넘치는 여성이 있다.
그녀가 치료실에 들어가면 누구나 안다. 밝은 인사 소리가 병동을 가득 메우기 때문이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날씨가 추워졌어요.”
치료가 끝나면 “내일 또 봬요!”라며 웃는다.
대기실 한쪽에 앉아 있는 그녀의 보호자는 늘 말이 없다. 의자에 몸을 기울인 채 핸드폰을 들여다본다.
그녀는 그런 남편에게도 환하게 외친다.
“오빠! 나 화장실!”
그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묘하게 든든하다.
그녀는 나를 발견하면 먼저 다가온다.
“아홉째부터는 몸이 좀 힘드네요.”
수술한 팔은 얼마나 올라가냐고 묻는다.
“90도쯤이요.”
“호흡 연습 꼭 하세요. 안 하면 폐가 쪼그라들어요. 저는 아침, 저녁으로 해요.”
그녀는 걷기도, 팔운동도, 호흡운동도 쉼 없이 반복한다.
세 시간씩 걷는 날도 있다며 웃는다.
나는 병원에서 돌아가면 그대로 쓰러져 눕기 일쑤인데,
그녀는 병을 받아들이는 태도부터 달랐다.
휴게실 어디서든 들리는 쩌렁쩌렁한 목소리,
자신이 아는 운동법을 나누려는 열정.
“유방암 수술은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 말에는 허세가 아니라 의지가 담겨 있었다.
나는 문득 생각했다.
병보다 강한 사람은 결국 마음이 단단한 사람이라는 걸.
그녀의 모습이 오래 남았다.
작지만 강단 있는 그 마음이 참으로 존경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