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얻는 지혜 / 발타자르 그라시안 / 현대지성
4부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은 가장 위대한 일이다.
관계
123. 현명한 사람은 자기 장점을 뽐내지 않는다.
잘난 척하지 않는 사람. 재능이 탁월할수록 잘난 척을 삼가야 한다. 잘난 척을 하면 모두에게 천박하다는 소리를 들으며 불명예를 얻기 때문이다. 현명한 사람은 절대 자기 장점을 뽐내지 않는다. 자신의 모든 완벽함과 명성을 감추는 사람은 두 배로 뛰어난 사람이다.
대형서점에서 열리는 저자 사인회는 그런 겸손함을 가장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자리다. 유명할수록 독자 수를 제한한다. 보통 100명 남짓, 사인회가 시작되기도 전에 출구마다 긴 줄이 늘어서 있다. 관계자들의 긴장된 표정, 줄 서 있는 독자들의 설렘이 공기 중에 번진다.
오픈과 동시에 책을 구입하고 번호표를 받으면, 사인회 참여 자격이 주어진다. 가끔은 작가 관련 사은품이 함께 증정되기도 한다.
행사가 시작되면 안전요원이 배치되고, 작가의 허락이 있을 때만 사진 촬영이 허용된다. 사인을 받고 사진을 찍은 독자들은 쉽게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한다. 그 짧은 순간에 나눈 눈빛과 말 한마디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기 때문이다. 어떤 작가는 스무 명쯤 사인을 하고 손목이 아파 잠시 쉬기도 한다. 출판사 관계자는 조심스레 양해를 구하며 작가 옆에 놓인 음료를 챙긴다.
책상 위에는 손편지와 종이백이 수북이 쌓여간다. 독자들이 마음을 담아 전한 선물들이다.
[인사이동] 출판기념회가 열리는 날이었다.
약속된 장소에 도착하니 이미 행사가 한창이었다. 열두 명의 작가 중 절반만 참석했지만, 그들의 표정은 진심으로 빛났다. 각자 한 꼭지씩 자신의 글을 소개하며, 글을 쓰며 겪은 생각의 변화와 감정을 나누었다.
참석한 독자들은 많지 않았다. 대부분이 작가의 지인이었고, 우연히 참석한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그 소수의 자리는 오히려 따뜻했다.
책 속에는 평범한 일상에서 비롯된 관계의 갈등과 그를 풀어내는 방법이 담겨 있었다.
“내가 아는 사람의 이야기 같았다.”
“삶의 극복이 주는 감동이 크다.”
독자들의 후기는 닮아 있었다. 누구의 삶도 버릴 것은 없듯, 아픔을 견디고 나아간 이야기에는 늘 울림이 있다.
한 작가가 글을 쓰기 전과 후의 마음 변화를 이야기할 때, 나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여졌다. 쉽게 꺼내지 못했던 내면을 글로 표현하는 일이 얼마나 용기 있는 일인지 알기 때문이다. 그 진심이 전해져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들은 베스트셀러 작가는 아닐지 몰라도, 각자의 삶은 충분히 ‘베스트’였다.
그 극복의 이야기는 누군가에게 분명 위로와 희망이 될 것이다.
오늘의 자리를 만들어 준 기획 작가님이 참 대단하다고 느꼈다.
혼자 애쓰며 이 시간을 준비했을 그 정성에 마음 깊이 감사를 전한다.
그녀야말로 오늘의 주인공, 모든 작가의 든든한 조력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