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의 어리석음을 피하는 법 - 자격증 신청 과정에서

by 또 다른세상

공동의 어리석음을 피하는 법 - 자격증 신청 과정에서 배운 것

사람을 얻는 지혜 / 발타자르 그라시안 / 현대지성

6부 이 세상은 천국과 지옥의 중간에 있다.

평정심


209. 모든 것을 비웃는 사람은 모든 일에 짜증 내는 사람만큼 어리석다


공동의 어리석음을 피하라. 그러려면 매우 지혜로워야 한다. 모두가 저지르는 공동의 어리석음은 이미 널리 퍼져 있어 매우 막강하다. 따라서 개인적인 어리석음은 피할 수 있어도 이런 공동의 어리석음은 피하기 어렵다.


자격증 신청 과정에서 한 가지 체크를 나도, 점검을 하는 담당자도 놓친 부분이 있었다. 오후 2시 15분에 국가평생진흥원에서 발급하는 성적증명서가 누락되었다는 연락이 왔다. 드디어 돌고 돌아 담당자에게 3일 만에 통화를 하게 되었다. 오전 내내 알아보고 오후에 연락한 느낌이었다. 본인이 할 말만 사무적으로 한다. 꼬투리를 잡힐까 봐 조심하는 것일까? 어떻게 주변에서 이야기했는지 나로서는 알 수가 없다. 우편으로 보내라며 주소를 불러주겠다고 한다. 문자로 보내달라고 했다.


그 시간 엄마는 병원 방문 후 아침부터 굶은 상태였다. 동행한 오빠는 오랜만에 파주에 가서 두부 요리를 먹자고 한다. 오전 6시 30분에 병원에 와서 12시에 진료가 끝났다. 피검사를 하고 나서 간단하게 가져간 과일, 카스테라, 뉴케어, 물을 함께 대기실에서 먹었다. 진료 전 체중 체크가 걱정되는지 귤 한 개와 생밤 두 개 정도만 드셨다. 진료할 때 의사가 근육이 빠지면 안 된다고 말했지만 귀에 들어오지 않는 것 같다.


엄마는 휠체어를 타고 못 걷는데 어떻게 운동을 하냐고 말한다. 의사는 비싼 약도 운동을 안 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며 할 수 있는 말을 한다. 걸을 수 없냐고 묻자, 워커를 이용해서 겨우 화장실을 간다고 말했다. 의사는 그게 걸을 수 있는 것이며, 운동을 할 수 있는 몸이라고 말해 준다. 피검사 결과는 역시 의사가 말한 대로 좋아졌다. 약 용량을 늘려야 한다고 했지만, 천천히 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두 달은 이 용량으로 처방받아 나왔다.


밥을 먹고 나오는 길, 여유롭던 마음이 갑자기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오늘 우편으로 보낼 수 있냐는 말에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했다. 내일은 담당자가 휴무라고 했고, 그럼 금요일은 꼭 처리를 해주어야 했다. 내가 만약 가져간 서류를 놓고 오지 않았다면 이번에 신청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있는 서류만 보냈을 것이고, 그럼 서류 미흡으로 다시 가져가라고 했을 것이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컴퓨터를 켜고 국가평생진흥원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여기저기 찾아봐도 신속히 찾기가 어렵다.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역시 상담자와 바로 통화가 되지 않는다. 10분 이상을 기다렸다 연결이 되었다. 성적증명서를 발급받고 싶다고 하니 자세히 알려준다. 수수료 3,500원이 들었다.


우체국 마감 전에 가야 했고, 가기 전에 출력을 했다. 등기로 요청하니 4,000원 비용이 발생했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마감 전에 보낼 수 있었고, 내일이면 도착한다.


자격증 신청 과정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OO사이버대학에서는 공지를 올리지 않았다. OO대학에서는 공지가 나왔지만, 나와 같은 경우를 배려해서 해당 대학에 신청하라는 안내가 없었다. 담당자는 제대로 서류 체크를 못 했고, 이후 안내도 미흡했다. OO사이버대학에서는 부서가 어디인지 정확하게 모른다. 업무 분장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다. 해당 부서 센터장은 학우의 업무 처리 도움보다는 공지가 없는데 왜 왔느냐?는 식이었다. 원하는 업무 처리가 어려울 수 있다는 말만 했다. 사실 OO사이버대학에서도 공지를 했어야 맞다. 놓친 부분을 인정하기보다는 담당자가 부서를 담당한 지 몇 개월 안 되었다는 말만 했다.


아마도 월요일, 화요일 앉아 있는 모든 직원들이 나를 기억할 것이다. 클레임 학우로. 직장의 사무실에 앉아 있으면 그것이 일을 하는 것이라고 착각할 때가 있다. 나처럼 문제를 제기하면 그때야 움직인다. 귀찮아하고, 최대한 안 움직이려는 모습을 상대방이 느끼게 하면서. 고객으로 온 사람을 바보 만들기는 참 쉽다. 가라는 곳에 문은 잠가 놓고 가라고 하는 사람들이다. 문을 열어두는 것이 큰 배려이자 도움이라고 생각한다. 앉아 있는 직원들은 그런데 한번 있었던 일을 또 반복한다.


그들의 업무 방식을 크게 논하고 싶지는 않다. 단지 내 업무 방식을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해 보게 되었다.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해야 후회가 없을 것 같다. 상대방도 걱정 없이, 안심하고 신뢰할 수 있는 작은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모든 것을 비웃는 사람은 모든 일에 짜증 내는 사람만큼 어리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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