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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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전 Word 029 : 그릇
그릇은 카멜레온이다. 싱크대에서는 물소리와 퐁퐁, 수세미와 어울려 몸을 씻는다. 가지런히 줄을 서 공기의 도움을 받아 가볍게 마른다. 그러다 때가 왔다 싶으면 밥과 국, 생선과 나물, 김치와 밑반찬을 자신의 몸 위에 먹음직스럽게 올린다.식탁으로 옮겨가식구들을 조용히 불러 모은다.젓가락과 숟가락이 오가며그릇의 가장자리를 살짝 스친다. 담긴 음식은 입으로 옮겨지고 행복해 보이는 얼굴들이 늘어난다. 음식이 하나둘 비워지면그릇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다.또 한 번 깨끗해질 차례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말을 건네고 일상을 담아내며 그릇은 오늘도 제 몫을 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