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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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세미는 엄마의 사랑이다.
사각형, 동그란 모양, 알록달록한 색으로 깔맞춤한 핸드메이드 수세미가 상자 안에 한가득 담겨 있다. 치매 예방에 좋다며 뜨개를 시작하셨다. 병원에 다니는 대신, 실을 잡았다. 내가 사다 드린 실값만도 적지 않다. 그러나 그 실 한 타래 한 타래에는 엄마의 시간이 엮여 있다.
손을 움직이며 작은 작품을 만들어내는 동안, 엄마의 하루는 덜 외로웠을 것이다.
지인들에게 나누어 주었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았다며, 아이처럼 웃던 얼굴이 떠오른다. “예쁘다”는 말 한마디에 다시 실을 고르던 모습. 그 표정이 나는 참 좋았다.
정성으로 뜬 수세미는 주방의 든든한 일꾼이 된다.
가스레인지의 기름때를 닦고, 싱크대를 문지르고, 식사 후 나온 그릇을 새것처럼 반짝이게 만든다. 거칠지만 따뜻한 그 감촉이 묘하게 엄마의 손을 닮았다.
나는 문득 생각한다.
그 옛날, 내가 태어났을 때도 엄마는 이렇게 나를 씻겨 주었겠지. “깨끗해져라, 건강해져라.” 속삭이며 작은 몸을 닦아 주었을 것이다.
엄마의 수세미는 오늘도 주방 이곳저곳을 살핀다. 더러워진 곳을 그냥 두지 않는다. 묵은 얼룩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어쩌면 사랑은 그런 것 아닐까.
조용히 다가가, 아무 말 없이, 더 빛나라고 보담는다.
수세미를 잡고 있는 엄마의 손을 바라보며 생각한다.
엄마는 평생 우리 삶의 얼룩을 닦아 준 사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