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나오
엄마가 TV를 켜는 소리.
겨우 몸을 일으켜 베란다 의자에 앉았다. 무릎엔 담요를 덮고, 아침 햇살을 마주해 본다. 아직 새벽인데, 바람 한 점 없이 따뜻한 빛만이 나를 감싸 안는다. 가끔 새들이 노래하듯 지나간다.
『종의 기원』을 펼쳐 4장을 읽는다.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 우여곡절 끝에 4장의 요약 부분까지 읽고 책을 덮는다. 그때, 거실에 앉아 있던 엄마가 TV를 켠다. 그 소리가, 오늘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소리였다.
책과 서점을 사랑하며, 현재는 노모를 모시며 암 투병 중이다. 다양한 인생처럼 책은 사람을 말한다. 오래 사랑 받는 글처럼 독자에게 마음의 위로로 다가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