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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살샘 Aug 06. 2021

눈에 실핏줄 터지도록 공부하는 엄마

엄마의 공부 열정

엄마는 늦깎이 공부를 시작하셨다. 예순넷, 대학교 공부를 하신다. 요양보호일을 마치면 정신없이 책을 챙겨서 대학교에 가신다. 친정에 있을 땐, 대학교까지 같이 가는 길동무가 되어 드린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엄마와 같이 대학교에 간다. 대학생 엄마가 자랑스럽고, 공부하는 것을 감사하고 즐거워하며 순수하게 좋아하는 엄마가 참 좋다.


엄마의 열정은 도대체 어디까지일까? 시험기간이었다. 평소보다 더 일찍 새벽 5시가 좀 넘어 일어나셔서 시험공부를 하신다. 바쁜 와중에 딸 아침밥 챙겨주시고 출근하신다. 내가 엄마를 챙겨드려야 하는데, 엄마의 챙김을 받는 나이 든 딸이다. 출근 후 오후 6시경 퇴근을 하면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서 공부를 하신다. 대학교에 가서 공부하고 10시가 넘어서 집에 들어오셨다. 집에 오시면 쉬시면 좋을 텐데 밤 11시~12시까지 공부를 하신다. 눈이 잘 안 보인다고 말씀하시면서도 책을 붙잡고 놓아주질 않으신다.


그러던 하루, 아침에 일어나 보니 엄마 눈에 실핏줄이 터졌다. 얼마나 공부를 무리해서 하셨으면 그랬을까? 일만으로도 고되실 텐데, 공부까지 하느라 많이 피곤하셨나 보다. 엄마가 늘 내게 '공부보다 건강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하시면서 본인의 경우에는 적용이 안되시나 보다. 그렇게 해서 엄마의 대학교 1학기가 마무리되었다. 일하면서 공부한 엄마에게 큰 박수를 보내드린다. 나이 들었다고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엄마가 참 멋지고 존경스럽다.


"이제 방학이니 조금 쉬시면서 자유시간을 즐기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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