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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살샘 Dec 06. 2021

과배란의 고통

No pain, no gain

크리스마스가 다가온다. 연말의 분위기가 한껏 나는 12월 초, 나는 오늘도 배에 주사기를 꽂는다.


이번에 새로 추가된 주사기는 바늘이 길어서 그런지 주사를 맞고 뺄 때, 자꾸 피가 난다. 결국 배에 둥그스름한 멍이 세네 개가 떡하니 자리를 잡았다. 주사를 놓을 때 바늘을 꽂을 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주사를 맞는 과정만 힘들면 괜찮은데, 맞고 나서 호르몬의 영향인지 어지럽고 속이 메슥거리고 두통이 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난포에 호르몬 영양이 잘 공급되고 있다고 지친 몸과 맘을 달랜다.


원인 모를 졸음에 누웠다 일어나기도 하고, 한 동안 괜찮았던 불면증이 불청객처럼 찾아왔다. 새벽 4시경에 온 몸이 아파 잠에서 깨었다. 너무 아파서 낑낑거렸다. 아직 난자 채취도 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아프면 어떻게 해?


엄마는 그래도 시험관 시술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자고 하신다. 긍정적인 생각을 해야, 임신도 된다고 즐거운 생각을 하라고 하신다. 그래, 임신이 안 될까를 염려하지 말고, 이 모든 순간이 선물이라고 생각하자. 고통도 선물이다. 성숙해 가는 과정이니 말이다. 타인의 고통을 공감할 수 있는 밑거름이니 말이다. 그리고 혹여나 신의 뜻이라면 사랑스러운 아가가 찾아올 테니 말이다.


아프다.

아프다.

몸도, 마음도.


그래도 통증보다 더 강한 감사로

이 시간을 이겨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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