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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살샘 Dec 10. 2021

아이의 성격에 맞게 영어공부를!

내 성격은?

저는 내향적이면서도 외향적인 복합적인 성격입니다. 조용히 책을 보는 것을 좋아하지만, 어린 시절 다른 사람들에게 주목받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좋은 말로는 '적극적인 성격'이었고, 안 좋은 말로는 소위 '관종'이었죠. 제가 사람들에게 관심을 끄는 노하우는 어설픈 유머였습니다. 아이들이 제가 하는 말에 까르르 웃어줄 때 말 못 할 성취감을 느꼈지요. 특히 제 유머는 영어회화학원에서 많이 발현되었습니다.


원어민 선생님 한 분과 십여 명의 학생들이 같이 공부를 했습니다. 저는 영어회화학원을 처음 다녔기 때문에 영어가 아주 서툴렀습니다. 그래도 부끄러움이 적은 성격이라 그런지 영어로 말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었습니다. 서투른 영어로 몸짓, 발짓을 해 가며 원어민과 학생들에게 이야기를 하면 다들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그러면 내가 사람들을 웃길 수 있음에 뿌듯해하며 영어를 더욱 좋아하게 되었지요. 다른 아이들이 영어로 어떻게 말하는지 유심히 들어보고 그 단어나 문법구조를 활용해서 따라 말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저는 노래를 좋아하는데, 원어민 선생님께서 기타를 가지고 오셔서 직접 기타를 치시며 노래를 가르쳐 주셨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남자 원어민 선생님이셨는데, 멋진 팝송이 아니라 오래된 포크송을 영어로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래도 영어로 노래를 하니 신나서 따라 부르던 기억이 납니다. 하루는 영어회화학원에서 노래방에 갔습니다. 당연히 노래는 팝송을 불어야 했지요. 서투른 영어로 팝송을 부르는데 생각만큼 음과 가사를 다 살려서 부르는 건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그런 작은 추억들이 차곡차곡 쌓여 어른이 된 지금도 생각하면 아련하고 그리운 기억이 되었습니다.


고등학교에 가서는, 학교에 원어민 선생님께서 계셔서 학교에서 영어회화수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때도 제가 영어로 말을 하면 아이들이 까르르 웃어줬지요. 제 팬클럽이 결정되었습니다. 제 이름 약자를 딴, PSY였지요. 멤버는 3명의 남학생들이었습니다. 저는 PSY가 '사이코' 같아서 싫었지만, 그래도 친구들이 재미있어해 주어서 은근히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외향적인 성격은 아닌데 아이들이 왜 재미있어했는지 지금도 약간은 미스테리합니다. 그런데 어른이 되고 나서 한 친구가 "선영아, 너는 영어를 말할 때, 또 다른 정체성이 있는 것 같아. 한국어로 말할 땐 얌전하게 말하는데 영어로 말할 때는 엄청 에너지가 있어."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아마, 원어민과 대화했던 경험에서의 긍정적인 경험이 저의 language identity를 긍정적이고 외향적으로 만들어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러나 보통의 때에 저는 내향적입니다.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상당히 많은 에너지를 씁니다. 혼자 있을 때가 훨씬 편하지요. 그래서 이런 내성적인 성격에 맞는 활동은 책 읽기입니다. 영어를 공부할 때에도 '책 읽기'를 좋아하지요. 한 때 유명했던 해리포터를 사서 영어로 읽기도 하고, 선물(present) 책을 오디오 CD로 구입해서 따라 읽으며 공부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크리스천이기 때문에 고등학교 때에는 영어 성경을 읽었어요. 대학교에 가서는 다양한 신앙서적을 원서로 사서 읽었습니다. 그렇게 책을 읽으며 영어 공부를 하면 언어만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내용도 같이 익히며 생각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내향적인 성격에 아주 딱이지요.


어른이 되면서 어렸을 때만큼 자신 있게 원어민 앞에서 말하는  부담스러울 때도 있었습니다. 특히 여러 사람이 있을  마음이 어려웠습니다. 영어교육을 전공하는데, 사람들의 기대에 비해 영어 실력이 뛰어나지 못해 실망시킬까  두려웠습니다. 긴장이 되니 말이   나오지 않더라고요.  여자 교수님께서 제가 영어 발표를 하는 것을 보시고 "선영 선생님은 내향적이라 글을   쓰는  같아요. 아는 만큼 말이   나오는  같네요. 실은 나도 그래요."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날, 영어 말하기가   되어 속상한 날이었는데, 교수님께서 공감해 주셔서 마음에  위안이 되었습니다. 다음 해에는 영어로  발표를 하는데, 학생들이 많이 웃으면서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지도교수님께서 "선영 선생님은 평소에 조용한  같은데, 발표할  웃기네. 재능이 있어. 유튜브 같은 것을  보는  어떻겠나?"하고 제안해 주셨습니다. 아마  어린 시절 텐션 높은 에너지가 나왔나 봅니다. 어쨌든 서툰 영어이지만 사람들과 소통하고 에너지를   있는 것은 기쁜 일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유튜브는 생각만큼 잘 되지는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해 보려고 합니다. 포기하지 않고 하면 언젠가는 저만의 빛이 빛날 날이 오리라고 믿으면서요. 동생은 유튜브가 교육방송 같다고 언니가 평소에 행동하고 말하는 게 웃기니 브이로그를 찍어보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아직 브이로그는 엄두가 나지는 않습니다.


사람들은 제가 재미있다고 피드백을 주지만, 실은 저는 아직도 제가 그런지 확신할 수가 없습니다. 가뭄에 콩 나듯이 그런 모습이 표출이 되니까요. 100의 10 정도? 보통의 90은 아주 얌전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얌전할 때에는 독서나 글쓰기가 저에게 맞고, 활발한 성격이 올라올 때에는 회화나 영어 말하기가 힘을 발휘하는 것 같습니다.


제 경험으로 비추어 봤을 때, 사람들의 성격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영어공부방법을 찾으면 영어 공부를 덜 스트레스받으면서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게 부담스러운 경우에는 말하기보다 먼저 글쓰기로 영어 실력을 키운 후,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겼을 때 말하기를 소수의 사람들 앞에서 연습을 합니다. 그리고 성공 경험이 쌓이면 많은 사람들 앞에서 영어로 프레젠테이션을 해 보는 것이죠. 사람들과 말하는 것은 부담스럽지 않을 경우,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며 영어 회화 실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음성 언어로만 영어를 접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독서를 통해 새로운 어휘와 표현을 익히며 영어의 4가지 기능(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을 확장해 갈 필요가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우리는 원어민이 아니기 때문에 원어민처럼 영어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스트레스받을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만 투자 대비 성장이 적은 영어공부이지만, 그럼에도 세상을 보는 눈을 넓혀주고 즐거움을 주기에 영어 공부를 꾸준히 이어가고 싶습니다. 그러려면 내 성격과 강점에 맞는 방법으로 공부할 필요가 있겠죠. 글을 읽으면서 독자님들의 성격, 독자님들의 강점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시고 영어 공부 방법에 적용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P. S. 다음 영상은 랩으로 영어를 공부하는 영상입니다.

남편이 보고, 비공개하라고 한 영상이나 꿋꿋하게 공개하고 있습니다.

중간에 랩을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정말 어설프거든요.

남편이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계속 듣다 보니 적응이 되었다고 합니다.

때로는 영어 공부할 때에, 이렇게 얼굴에 철판을 깔고 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https://youtu.be/KPQi23pAj0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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