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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살샘 Feb 18. 2022

6학년 울렁증

솥뚜껑보고 놀라지 말자

6학년이 왜 여전히 부담스러울까? 올 한 해 6학년 영어 수업을 하게 되었다. 지금으로부터 12년 전, 6학년 담임을 하면서 겪었던 여러 아픈 기억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일까? 6학년을 맡게 되었단 말을 듣자마자 놀란 토끼처럼 겁먹은 눈으로 식탁에 앉아 안절부절못했다.


"6학년은 기선제압이 중요해요."

"선생님이 만만하게 보여서는 안 돼요."


내가 왜 모르겠는가? 6학년을 그 당시 맡을 때, 엄격한 척하려고 애썼지만, 한 아이의 발언에 충격을 받았었다.


"선생님, 군인같이 말하는데, 안 어울려요."


지금은 군인같이 말하지는 않는다. 나름 학생들에게 엄격하게 하기 위해 애를 쓴다. 그럼에도 여린 마음이 순간순간 드러나버린다. '내 성격으로 교사하는 게 맞을까?' 하는 고민이 많았다. 지금도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다.


어쨌든 주사위는 던져졌고,

나는 6학년 영어교과전담교사가 되었고,

2년이란 휴직의 공백을 채워야 하고,

임신에 대한 부담감 + 6학년을 카리스마(?) 있게 가르쳐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며 서 있다.


아, 난 아이언맨처럼 강인한 갑옷을 입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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