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핍과 마주하다

알 수 없는 목마름

인간은 욕망하는 존재인가?

나는 무엇을 욕망하는가?

욕망에 솔직한 타인을 바라보는 나의 눈빛은 선망과 질투가 공존한다. 욕망에 솔직하다는 것은 어쩌면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나는 나의 욕망을 숨긴다. 내가 원하는 것을 말할 경우, 혹여나 '타인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가?'가 두려웠다.

결핍이 욕망을 부르지 않는가 싶다. 내가 무언가를 바란다는 것은, 내게 아직 그것이 없다는 뜻이다. 그렇다. 내게는 없다. 그럼에도, 뭔가 내가 갈망하는 것의 작은 씨앗이 있기에 내가 갈구한다는 생각이 든다. 내게 있을 것 같지만, 아직 내 손에 잡히지 않는 무언가를 갈망한다.

나의 욕망을 억누르면 억누를수록 무력감과 좌절감이 다가온다. '당위성'에 눌려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들은 '이기심'이라는 이름으로, 때로는 '현실의 벽' 앞에서 꼭꼭 눌러둔다. 마냥 갖고 싶은 것이 있지만, 부모님께서 힘들어하실까 봐 혼자서 끙끙 앓으며 말하지 못하는 어린아이처럼 마음에서는 엉엉 운다. 그러나 나의 우울을 표현하면 혹시나 나의 질척함이 전염될까 봐 맘 속에서 슬픔을 삼킨다.

요즘 유행하는 MBTI의 I 성향이 강한 나는, 조심스레 나의 마음을, 내가 원하는 것을, 때로는 나의 욕망을 꾹꾹 숨겨둔다. 그러다 감정이 터질 것 같을 때 글을 쓴다. 일기장에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머릿속에 여러 생각이 얼기설기 돌아다닌다. 해방되지 않은 관념들이 마음을 헤집어 놓는다. 도대체 내 마음은 뭐지? 내 결핍을 내 언어로 말하기 시작할 때 예술이 된다는데, 결핍이 많은 나는 아직도 서투른 언어로 슬픔을 말리며, 예술 아닌 예술을 하며 오늘을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