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의 어지러움이 바람에 흩날리듯 기웃거린다. 지친 몸은 여기저기 아프다고 아우성댄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줄어드는 것은 비단 근육만이 아니다. 어린 시절, 원대한 포부도, 안개마냥 흐리게 실체가 없는 듯 떠돌더니, 시간이 지나보니 사라져버린 듯하다.
나는 무엇을 꿈꾸고 살았던가?
탁월하고 싶던 욕심은, 욕망처럼 날 배신하고 인생의 누추한 슬픔을 어깨에 메고 인생길을 걸어간다.
글솜씨가 없음에도 글을 쓰는 것은 살고자 함이다.
"죽지 말고 살아라. 살아라."
나의 절규를 차마 음성으로 낼 수 없기에 글로 토해낸다.
어느 누구에게도 위협이 되지 않도록, 나의 슬픔의 날줄과 씨줄을 엮어가며 얼기 설기 서툴디 서툰 글을 써내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