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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심장이 살아서 팔딱이다

by 햇살샘

처음 맞는 사십대는 생각보다 혼란스러웠다. 제 2의, 3의 질풍노도 시기를 겪는 듯했다. 1월 부터 진로를 놓고 많이 헤매였다. 작년 업무와 수업으로 그나마 남아있던 체력을 소진하고, 살 길을 찾고자 교원 특별연수를 썼고, 마흔 이후의 내 삶을 어떻게 살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여보, 한의대에 가 볼까?"


그 말이 출발점이 될 줄이야. 남편은 한의대 편입을 알아보았고, 생각보다 우리가 준비했을 때 도전해볼만한 가능성이 있어보였다. 남편과 나는 한자공부 모드로 들어섰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 갈수록, 남편은 확신을, 나는 혼란을 겪었다. 진로에 확신을 가지고 공부하는 남편과 달리 나는 지금까지 해 온 공부와 경력이 쉽게 포기가 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유학 준비를 염두에 두고 썼던 교원 특별연수인지라, 마음이 더 어려웠다.


결국 돌고 돌아, 내 마음은 강렬히, 유학을 원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유학을 다녀온 후의 진로를 생각하면 이도 저도 못할 것 같았다. 유학을 간 국가에서 직업을 잡는다 하더라도, 일단은 도전해 보고 싶다.


50분 집중, 10분 휴식 모드로 정신없이 연구 계획서를 쓰다, 10분 휴식시간이 되었다. 운동장으로 나가 힘껏 달렸다. 심장이 아파오듯 하다 통증이 멈추는 그 순간의 평온함이 너무 좋았다. 사무실로 돌아왔는데, 내 심장이 '나는 살아있다'는 듯 작지만 강인하게 팔딱였다.


'내가 살아있구나.'


심장이 뛴다는 것이 새삼 새로웠고, 경이로웠다.


그래, 어떤 길을 가든 장점도, 단점도 있지. 그렇지만, 내 심장이 뛰듯, 내 꿈도 함께 뛰고 있다.

더 이상 계산은 그만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더 이상은 미루지 말고, 무모한 베팅을 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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