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햇살샘 Dec 04. 2020

[난임 브런치 북] 난임이어도 괜찮아

난임 일기

난임 진단을 받은 지 1년이 넘었다. 아직 아기는 없다. 임신이 어려운 난, 왠지 나 자신이 불완전한 존재인 것 같다. 휴직을 신청하고 코로나로 방에 콕 박혀있으려니 우울한 생각이 몰려오곤 한다. 그럴 때마다 브런치를 열고 글을 썼다. 걱정으로 챗바퀴 돌던 마음, 슬픔으로 가라앉던 마음이 씨실과 날실이 되어 글을 짜 낸다. 그러면 괴롭던 마음이 차분해진다. 글이 주는 기적이다.


난임 덕분에 글을 잘 쓰지 못하는 내가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내가 쓰는 글들은 왜 이리 어수룩해 보이는지? 그러나 서투른 글이 내 마음을 만져준다. '너 그때, 그랬구나. 그래서 힘들었구나. 그래서 슬펐구나. 많이 애썼구나.' 내가 건네는 나의 위로에, 내 마음에 눈물이 난다. 가끔씩은 눈에서도 따뜻한 액체가 흐른다. 이런 부족한 내 글을 누군가가 읽고, 건네는 작은 공감에, 댓글에, 마음의 온기가 살아난다.

 

일기 한 구절, 구절에 삶의 희로애락이 묻어 나온다. 난임이라 글이 무겁지만은 않다. 가끔은 시트콤 같은 나의 일상이다. 사실, 우리의 인생이 그렇지 않은가? 난임 일기도 인생과 닮았다. 아니, 나의 인생이고, 어쩌면 나와 같은 어려움을 겪는 우리의 이야기이다. 그 이야기를 담아 '난임이어도 괜찮아' 책을 썼다.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지 않아도 좋다.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힘이 되면 좋겠다. 친구가 손을 잡아주는 것처럼, 나와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분의 손을 서투른 내 글로 따듯하게 잡아드리고 싶다.


https://brunch.co.kr/brunchbook/byhisgrace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