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 대한 물음표가 느낌표가 되어 돌아온 순간
눈을 뜨면 보일 줄 알았고
귀를 열면 들릴 줄 알았다
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더라
눈을 감으니 보였고
귀를 닫으니 들렸다
2년 전, 나의 생각을 담아 써본 짧은 글이다. 이 당시 나는 다큐멘터리 PD가 되고 싶었다. 지금은 다른 꿈을 품게 되었지만, 그 당시 내가 했던 고민들과 내가 던졌던 질문들은 지금도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한 다큐멘터리 PD의 모습은, 우리 모두가 살아가는 세상 속 모습을 TV라고 불리는 네모난 검은색 박스 안에 어떻게 담을지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사람이었다. 세상을 배워야 했고 사람을 배워야 했다. 그래서 나는 눈을 조금이라도 더 크게 뜨고, 귀를 조금이라도 더 활짝 열려했다. 더 많이 보고 들으면 내 안에 존재하는 수많은 물음표들이 사라질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물음표들은 셀 수 없이 더 많아졌고, 세상과 사람에 대해 머리로는 아는 것이 많아졌지만 가슴으로 이해하지 못했다. 그리고 나는 그전과 달리, 눈을 감았고 귀를 닫았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주변이 아닌, 나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내면의 소리를 들으려 했다. 이렇게 나 자신에 대해 알아가며, 나는 비로소 내 삶을 연출하는 진정한 연출가가 되어갔다. 자신의 삶의 연출가가 되었을 때, 자신의 눈으로 세상과 사람들을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사라지게 하려고만 애썼던 내 안의 물음표들은 느낌표가 되어 돌아왔다.
우리는 모두 연출가다. 우리 모두는 자신의 삶 속 매 순간만큼은 멋지게 연출해나갈 수 있고, 또 그렇게 해야 한다. '컷!' 소리가 나면 주위의 사람들은 제 멋대로 움직이기 시작하고, 심지어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도 변할 수 있다. 그 속에서 자신의 삶의 주인공이자 연출가인 자신에 대해 가장 잘 알고, 타인 그리고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삶을 살아간다면 멋진 인생 작품이 만들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