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내가 만나 하나가 되어간다
친구와 동료도 세상의 다른 조각들을 건네주지만, 연인은 온전한 세계의 반쪽을 가져온다는 유호진 피디의 말에 공감한다.
그 세계 덕분에 나는 좀 더 다양해지고 덜 편협한 인간이 된다.
이름이 새겨진 스케쥴러 커버를 새로 샀다고 자랑하는 모습 속에 너의 취향이 보인다. 언젠가 들고 다니던 니체 책에 적혀있는 필기에서는 지식이 보였고, 내가 궁금해하면 선생님이 되어 차근차근 설명해주는 모습 속에 너의 생각이 보이기도 한다. 독서를 좋아해서 활동적으로 움직이는걸 싫어할 것 같았건만, 대학교 축구, 농구부 주장 때 후배들이 플랜카드를 만들어줬다는 무용담을 들려준다. 나는 거짓말하지 말라고 했지만, 회사 축구게임 때 러브콜을 받는 모습을 보면 믿어야할 것 같기도 하다. 갑자기 터키음식이 먹고 싶다고 하기도 하고, 집에서 조용히 음악듣는 것을 좋아할 것 같았던 너는 혼자 GMF를 다녀왔다고 한다.
한 사람의 온전한 세계를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너에게 나의 세계는 어떻게 보일지도 궁금해진다. 깊고 넓으며 따뜻하게 보였으면 하는 작은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