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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윤 May 31. 2020

[도쿄] 6. 여행의 장소들

2018년 봄 도쿄 출장 & 여행기

4월의 도쿄는 푸르렀다. 도쿄에 갈 때마다 놀라는 부분 중 하나는, 고층빌딩 위에서 볼 수 있는 기다란 형태의 구름들이다. 도쿄 풍경을 이루는 건물들에 구름들이 걸려있는 것만 같다. 사진은 센츄리 서던 타워 호텔 조식을 먹으면서 찍은 것들.



이 날 아침은 벌브 커피. 벌브 커피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스페셜티 커피전문점으로 일본에 진출했다. 신주쿠역 안에도 한 곳 있는데 아침 8시부터 영업을 시작해서 출장에 가면 아침마다 자주 들르던 카페다. 짧은 일본어로 어렵게 주문을 했더니 직원분이 유창한 한국어로 "한국인이세요?"라고 물었던 당황스러웠던 기억. (그분이 한국인이었는지는 아직도 물음표)





출장 마지막날 퇴근 후 개인 여행 시작겸, 아사쿠사에 있는 탄탄멘 식당에 들렀다. 직장인들 뒤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일본의 일상에 쏙 들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식당에 들어서니 오픈키친에서 누가 봐도 요리 고수이신 듯한 분위기를 뿜으시는 할아버지 요리사께서 열심히 탄탄멘을 만들고 계셨다. 운 좋게 오픈키친 바로 앞 자리에 앉아 요리하시는 모습을 힐끔힐끔 볼 수 있었다.



여행 중에는 골목길을 찬찬히 관찰하게 된다. 나무에 달린 나뭇잎들은 어떻게 생겼는지, 카페 안에 있는 사람들은 무얼 하고 있는지. 한국에 있을 때보다 시선은 느려지고 여기저기 시선이 잘 머무르게 된다. 우연히 눈을 들었을 때 발견하는 귀여운 표지판만 봐도 기분이 좋아질 정도로 단순해진다.



여행 첫 날 아침, 히노키초 공원에 들렀고 그 속에는 안도 타다오가 있었다. 바로 21_21 Design Sight 미술관. 21_21이라는 이름은, 21세기를 향하는 두 개의 눈이라는 의미를 지녔다고 한다. 아침 일찍부터 미술관 근처를 산책하며 느낀 점은, 미술관이 공원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는 점이다. 나무들과 어우러지는 풍경이 그랬다. 미술관 안에 들어가서도, 자연광을 자연스럽고도 멋지게 이용하는 건축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타구미에서의 점심. 오픈시간에 맞춰 들어갔더니 식당이 조용해서 좋았다. 고소한 튀김옷을 입은 돈가츠도 맛있었다.



HP DECO. 아스티에 드 빌라트 제품들을 구경하고 싶어서 들른 곳.


                           

HOEK. 도쿄에는 매력적인 편집샵이 많은데, 그중 오모테산도 깊숙한 골목 아파트 4층에 위치한 라이프스타일 편집샵 HOEK을 어렵게 찾아갔다. 마치 누군가의 집에 놀러간 듯한 기분이 들 정도로 공간이 아담하고 아늑했다.

 


요즘 해외여행도 가지 못하고 해서, HOEK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 구경해봤더니 역시나 제품 큐레이션이 담백했다. (HOEK 공식 홈페이지: http://hoek.jp/)


지쳐갈 때쯤 Streamer Coffee Company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을 마셨다. 카페 2층에 좌석이 몇개 없는데, 그래서인지 혼자 들러서 커피만 마시고 떠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듯 들른 문구점, PAPIER LABO. 종이 그리고 종이와 관련된 제품들을 파는 곳인데, 선반 위에 올려진 제품들을 보면 고심 끝에 선택된 제품들이라는 점이 자연스레 느껴졌다. 하나하나 구경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마법의 문구점. 카운터에 올려져있던 벽돌 무늬 포장지에도 눈이 갔다.



두서없이 정리해본 도쿄 여행의 장소들. 일상에 제약이 많아진 요즘 같은 때, 더더욱 여행 가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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