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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윤 Jun 05. 2020

[도쿄] 7. 대책없는 낭만

2018년 봄 도쿄 출장 & 여행기

아침 일찍 오모테산도로 향해 들어간, Cafe Kitsune. 가장 1등으로 와서 줄을 서 있는 손님은 어린 아기와 엄마였다. 단골 손님인지 카페 직원들과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눴다. 평일 아침 아기와 엄마 둘이서 보내는 시간은 여유로워보였고, 여행자인 나도 덩달아 편안한 기분이 들었다. 이렇게 아침 손님들은 함께 야외석에서 각자의 시간을 보냈다.



COBI Coffee. 이 카페도 가보고 싶은 카페였는데, 그냥 바깥 벤치에서 구경만 하다 갔다. 길바닥에서 반짝거리는 나무 그림자가 예뻤다.



이날 내가 가장 기대하고 간 곳은 식당, Eatrip. 일본 영화 <리틀포레스트>의 푸드 디렉팅을 한 노무라 유리가 운영하는 식당이다. 제철 식재료로 만든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들. 식당 인테리어도 나무, 꽃을 적절히 활용해서 안락한 느낌을 주었다.



계절마다 메뉴가 바뀌는 식당인 만큼, 내가 방문한 4월의 메뉴가 기대됐다. 코스 요리인만큼 음식이 하나씩 서빙될때마다 서버분께서 어떤 음식인지 간단한 설명을 해주셨다. 그리고 일본 여행중이냐고 물어보시면서 이런저런 스몰토크를 했다. 여행을 할 땐 이렇게 먼저 말을 걸어주는 현지인들과의 만남이 기억에 짙게 남는다. 그리고 서버분이 입고 계셨던 흰색 유니폼은 깔끔한 이미지를 주면서 식당이 더 돋보이게 했다.



Starter : 제철 채소와 피스타치오 호두 소스, 검정콩 허머스, 수제 훈제 오리 (Tête de Moine; 테트 드 무안은 생우유로 만든 스위스산 세미하드치즈로, 훈제 오리 요리에 곁들여졌다.), 오와세산 넙치 세비체

Main : 흰 강낭콩과 근대가 들어간 블랑케트 (Blanquette; 블랑케트는 고기와 함께 화이트 소스를 이용해 만드는 프랑스식 스튜나 라구 요리다.)

Set Drink : 레몬그라스와 민트가 들어간 허브 티

Dessert : 딸기와 연유 생크림이 들어간 빅토리아 샌드위치 케이크



이렇게 2018년 봄 도쿄 출장 겸 여행을 마무리했다. 봄 기운이 한창이었던 도쿄에서, 모든 것이 내 안에서 막힘 없이 흘러감을 느꼈다. 여행하면서 보고 듣고 느끼는 것들을 온 몸과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곧, 출장 때 복잡해진 마음을 비워주는 기분을 들게 했다. 도쿄에서 얻은 긴장과 피로를 도쿄에서 잘 해소하고, 또 에너지까지 얻어 가벼운 마음으로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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