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긁적긁적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배태훈 Jan 17. 2022

이 양반아! 양반은 존칭이야!

새해를 맞이하여 가족들과 함께 정동진 해맞이를 위해 강원도로 향했다. 숙소에 도착하고 주변 관광지를 돌며 멋진 풍경들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저녁에는 근처에 유명한 식당으로 향했다.      


1층에 주차를 하고, 식당으로 들어가는 순간 갑자기 뒤에서 한 커플이 우리를 밀치듯 들어갔다. 순간 가족 모두 ‘뭐지?’ 하는 생각으로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식당 입구에 들어서자 조금 어수선했다. 방역 QR코드를 체크해야 하는데, 앞서 갔던 커플 중 남자가 방역 패스가 되지 않았다. 직원과 약간의 실랑이가 있었다. 가족들 모두 방역 패스를 마치고 어수선한 곳을 피해 2층으로 향해 예약한 자리로 갔다. 블로그에 유명한 곳으로 소개됐지만, 평일에 늦은 저녁시간에 방문한 탓인지 2층에는 우리 가족만 있었다. 주문을 하자 아까 실랑이가 있었던 커플이 2층으로 올라와서 우리와 가장 먼 곳에 자리를 잡았다. 그들도 주문을 했다.     


음식이 나오고 집중한 우리 가족은 정말 많이 먹었. 우리 가족이 후식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뒤에서 큰 소리가 오고 갔다. 2층에서 식사를 하던 그 커플 중 여자분이 직원에게 음식에 대한 불평을 쏟아내더니 1층으로 내려갔다. 우리 가족은 정말 맛있게 먹었는데, 각자 음식에 대한 차이가 있으니 그런 가 했다. 그런데 문제의 발단은 그 이후에 있었다.     


후식까지 다 먹고 자리에서 일어나 1층으로 내려가는데, 계산대 앞에서 식당 사장님과 커플 중 남자의 실랑이가 시작되고 있었다.     


“아니, 지금 가격 그대로 결제한 거예요?”

“네. 맞습니다. 2인분 가격입니다.”


“아니, 이 양반아! 음식이 짜서 제대로 못 먹었는데, 왜 음식 값을 다 받아!”

“손님, 음식을 다 드셨으니까 다 받아야죠.”


“이 양반이! 대게 2개 중에서 하나는 먹지도 않았는데, 다 받으면 어떻게 해.”

“제가 봤는데, 음식을 드시지 않아도 손을 대셨으니까 다 계산해야 합니다.”


“이 양반이!”

“이 양반이라니요! 계속 이렇게 하실 겁니까!”


“뭐! 이 양반아! 양반은 욕이 아니라 존칭이야! 쌍놈이라고 안 하잖아!”

“이 양반아! 이 양반이라고 하는 게 뭔 존칭이야!”


“양반이라고 하는데, 존칭이지. 그리고 너 뭐야! 왜 반말해!”

“당신이 먼저 반말하니까, 그렇지!”


“내가 이제 곧 60이야.”

“나도 50 넘었다 어쩔래!”     


뭐~ 이러면서 실랑이를 하고 있었다. 다른 직원 한 분이 와서 아이들 보기 부끄럽다고 밖으로 보내고, 또 다른 직원은 우리 음식 값을 계산했다. 그리고 식당을 빠져나왔다. 그 뒤로 어떻게 해결이 됐는지 알 수 없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분노(憤怒)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