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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태훈 Jan 22. 2022

주차요원

둘째 아들이 치아가 좋지 않아 재작년 1월부터 큰 수술부터 시작해서 교정을 시작한 지 1년이 지나간다. 매달 아산병원을 갈 때마다 거리가 멀지만, 어렵지 않게 다녔다. 양주에서 병원까지 대략 1시간 정도 걸리지만, 가끔 출퇴근 시간이 걸리면 30분 정도 더 걸리곤 했다. 대중교통으로 가면 보통 1시 30분에서 2시간 정도 소요됐다.     


지난 수요일에 둘째와 아산병원을 가기 위해서 집을 나서는데, 눈이 바람에 날리기 시작했다. 봄을 알리는 벚꽃이 날릴 정도였기에 큰 걱정 없이 나섰는데, 시간이 갈수록 눈은 점점 굵어지고 많이 내렸다. 병원 근처까지 막힘없이 잘 왔는데, 병원 진입로부터 조금 밀리더니 주차장에서 꽤 오랫동안 기다렸다가 지하 3층에 주차를 했다. 다행히 진료시간에 늦지는 않았다.      


진료를 마치고, 지하주차장으로 들어온 순간 뭔가 잘못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나가는 출구는 하나인데, 출구로 향하는 길은 여러 곳이라 차가 엉켜서 움직이질 못했다. 평상시에서 병원 앞 도로가 막혀서 교통이 원활하지 않았는데, 많은 눈이 내린 탓에 그런 듯했다.      


그런데 주차장 어디에도 주차요원은 보이지 않았다. 시간을 보니 아마도 점심시간인 듯했다.  그로부터 40분 동안 내 발걸음으로 열 걸음 정도 움직였다. 답답함에 사람들이 하나둘씩 나와서 이곳저곳을 다녔지만, 좀처럼 차가 움직이지 않았다. 어떤 상황인지 전혀 모른 상태에서 차에서 대기만 해야 했다.      


얼마 후, 주차요원들이 하나둘씩 보였다. 시간을 보니 차에 탑승한 후 1시간쯤 됐다. 신기하게도 주차요원들이 보인 후 조금씩 차가 움직이더니 지하 2층, 지하 1층, 그리고 지상까지 빠르게 이동했다. 그리고 도로에 진입한 후에도 주차요원과 교통경찰의 수신호로 20분도 되지 않아서 잠실대교에 오를 수 있었다.     


내 인생에도 좌우, 앞뒤 상황을 살피면서 안내하는 주차요원과 같은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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