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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태훈 Feb 02. 2022

보일러가 터졌다

설 명절을 앞은 어느 날 이른 아침, 어머니에게 전화가 왔다. 동생네가 어제저녁에 급하게 부모님 댁으로 피신을 왔다고. 어딘지 모르지만, 물이 새 아래층으로 흘러 지하주차장까지 흘러갔다고 한다. 전문가를 불러 집 이곳저곳을 탐지해서 작은방 보일러 호수 부분이 터져 물이 새고 있었다고 한다. 원인을 빨리 찾아서 하루 만에 해결하고 다시 집으로 들어갔다. 아래층 복구공사와 보상 등 여러 해결책이 남아있지만, 물이 새는 곳을 찾아 수리를 해서 다행이었다. 동생네도 그랬겠지만, 아래층은 갑자기 일어난 일에 짜증에 화가 났을 것 같다.    

  

20년이 넘은 아파트이다 보니, 이곳저곳 보수할 곳이 생겼다. 여기를 고치고 나면 얼마 후에 저곳이 고장 났다. 그러다가 이번에 큰일이 일어난 것이다. 어머니가 통화를 하면 우리 집도, 어머니 집도 오래됐으니 집안 곳곳을 잘 살펴보라고 말씀하셨다.     


사실, 우리 몸도 그렇다. 나이를 먹으면서 이곳저곳 아픈 곳이 생기고, 갑자기 큰 병이 찾아오기도 한다.   

   

40이 되기 전까지는 마음만 먹으면, 5kg 정도는 쉽게 뺄 수 있었다. 식단 조절에 운동을 조금만 해도 일주일 정도 되면 눈에 띄게 몸무게가 줄었다. 그런데 40이 넘으면서 몸무게를 줄이는 게 쉽지 않았다. 정말 독한 마음을 먹어야 살을 뺄 수 있는데, 50이 되니 더 힘들다. 특히 뱃살은 정말 빼기가 쉽지 않다.    

 

급격히 체력이 떨어진다는 생각을 한 건 마흔 전후였던 것 같다. 30대만 하더라도 하룻밤을 새고 한숨 자면 회복되었는데, 어느 순간 무리를 하면 피곤함이 삼사일이 지나도 회복되지 않았다. 이젠 밤새는 일은 못한다. 머리도 아프고 몸을 회복하려면 일주일이 걸린다.      


나라에서도 국민들의 건강이 걱정되는지 만 40세가 되면 생애 첫 건강검진을 시작으로 2년마다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만 50세가 되면 대장내시경도 하고, 특별히 아픈 곳이 없더라도 검진을 통해 질병을 예방하고 초기 발견해서 치료에 힘쓰고 있다.      


주변에 아픈 곳이 없다는 이유로 건강검진을 받지 않다가 큰 병이 생겨 고생하거나 돌아가신 분들이 있었다. 양가 부모님이 주기적으로 건강검진을 꼭 받아야 된다고 말씀드리고 건강 체크를 하셔서 특별히 아픈 곳 없이 잘 지내고 계신다.     


50이 되면 신체활동이 많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가뿐하게 했던 활동들이 버겁고, 쉽게 손을 놓게 된다. 하지만, 규칙적으로 신체활동을 하면서 꾸준히 체력을 유지하면 얼마든지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다.     

 

그래서 2022년이 되면서 열심히 뛰기로 했다. 한 달 동안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몸무게에는 특별한 변화는 없다. 하지만 쉽게 지쳤던 몸이 30~40분 정도는 견딜 수 있는 체력이 길러졌다. 건강한 50대를 위해 조금씩 운동량과 시간을 늘려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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