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아이들의 여권을 갱신하기 위해서 양주시청 여권과에 갔다. 아이들이 모두 학교에 갔기에 부모동의서와 위임장을 쓰고 모든 서류를 챙겨서 찾았다.
‘213번’
내 차례가 됐고, 두 아이의 서류와 신분증을 담당자에게 내밀었다. 잠시 후 담당자가 내게 말을 했다.
“이 분은 안 됩니다. 본인이 직접 오셔서 해야 됩니다.”
“그래서 위임장을 써서 왔는데요.”
“만 18세 이상 성인인 경우에는 무조건 본인이 와서 신청해야 합니다. 본인이 맞는지 증명을 해야 여권을 만들 수 있습니다.”
큰 아이가 올해 8월 3일이 되면서 만 18세가 되어 법적으로 성인이 되었다. 그냥 그런 줄 알고 있었는데, 행정기관에 와서 이렇게 직접 이야기를 들으면서 부모라도 본인 외에는 안 된다는 말을 듣고 ‘아~ 이제 정말 내 품을 떠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성인이 되기 전 미성년자 경우에는 법적인 보호자의 동의로 행정기관의 일을 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할 수 없게 됐다. 머리로 알고 있던 상황에서 직접 경험을 하게 되니 뭐라 말할 수 없는 복잡한 마음이 들면서 큰 자리 하나가 쑥 빠져나가는 기분이 들었다.
둘째 아이 여권만 신청하고 큰 아이 서류를 그대로 가지고 와서 아이에게 직접 신청해야 한다는 말을 전하면서 “이제 아빠가 케어해주고 싶어도 못하네.”라고 말했다.
‘내가 나이 들수록 아이들도 그만큼 자란다는 생각을 했지만, 벌써 이런 날이 오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