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긁적긁적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배태훈 Dec 10. 2022

내로남불

내 눈에 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눈에 티끌에 화를 내는 사람들, 그들 중에 나 또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요즘 MBTI가 유행인가 봅니다. 모임마다 MBTI가 뭐냐고 물어보니 말입니다. 중고등생인 아이들도 MBTI가 유행이라면서, 가족들 MBTI의 장단점을 이야기합니다. 어디 유형이든 장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단점도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유형이 좋다고 이야기할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사회생활을 잘하기도 좋은 유형이 있습니다.      


저의 MBTI 유형은 ENTJ입니다. 우리나라에서 흔하지 않은 유형 중 하나입니다. 제 유형 별 장단점을 보니, 제법 많은 부분이 맞습니다. 그리고 저의 유형과 죽이 잘 맞는 유형이 있고, 물과 기름처럼 함께하기 힘든 유형도 있습니다.     


MBTI에 기록된 장단점을 살펴보면, 동전의 양면과 같습니다. 그 유형의 장점이 되기에 그와 반대급으로 단점이 형성됩니다. 보는 눈에 따라서 장점이 되기도 하지만, 단점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 말은 흔히 이야기하는 장점이 단점이 되기도 하고, 단점이 장점이 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어떤 유형이든지 장점을 부각하고, 단점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든지 모든 것들을 자기 입장에서 보고 판단합니다.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일들은 옳고 그름의 문제보다는 입장 차이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입장 차이가 작은 문제로 끝나기도 하지만, 아주 사소한 것 때문에 옳고 그름의 문제보다 더 큰 일들이 일어나곤 합니다.      


일상생활에서는 부딪힘은 내 눈에 있는 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눈에 있는 티끌에만 집중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사용하는 우리의 습성이 많은 분란을 일으킨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하면 로맨스고, 다른 사람이 하면 불륜이라는 ‘내로남불’이 일상생활에 깔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이 글을 쓰고 있는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얼마 전, 어떤 A라는 분이 제게 자신의 억울함을 이야기하면서 B에 대한 허물을 이야기했습니다. B는 저와도 친분이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A의 말을 들으니 B는 정말 자기만 생각하는 파렴치한 사람이었습니다. B가 그런 사람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았습니다.      


며칠 후, B를 만났습니다. B는 A와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B의 이야기는 A의 이야기와는 전혀 달랐습니다. B의 이야기에서 A는 막무가내로 자신 말대로 해달라는 은혜를 모르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A는 자기의 생각만 옳다고 생각하는 성향이 있었습니다.     


제가 그 현장에 없었기 때문에 누구의 말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앞서 제 글에서 드러났듯이 저는 B의 편을 들었을 것입니다. 제 유형에서는 A의 유형보다는 B의 유형에게 보다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 또한 제 입장에서 그리 판단한 것이지 다른 누군가는 A의 말에 손을 들어주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이렇듯 ‘내로남불’은 내 눈에 들보보다 남의 눈에 티끌에 흥분하는 우리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우리 사회의 현장이 아닌가 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믿었던 사람에게 뒤통수를 맞는다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