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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호스팅 하는 에어비앤비, 손더

현지인처럼 살 수 있는 숙소, 손더

by 공간수집가
호텔은 싫고 에어비앤비는 아쉽다면?


최근에는 여행지에 가서 호텔에서 숙박을 하는 것보다 현지인의 삶을 살 수 있는 에어비앤비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이 호스팅 하는 에어비앤비는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릅니다. 실제로 저 또한 에어비앤비를 예약하고 일주일 전에 호스트로부터 돌연 예약 취소를 당했던 적도 있거든요. 에어비앤비가 왠지 불안하다면 그것을 보완한 기업이 운영하는 '손더'에 주목해볼 수 있습니다.



기업이 호스팅하는 에어비앤비, 손더


'손더'는 아는 사람들은 알고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아직도 잘 안 알려진 곳인데요. 호텔도 아닌 에어비앤비도 아닌 그 중간쯤 되는 숙소입니다. 그러니까 에어비앤비가 개인이 가지고 있는 집을 호스팅 하는 숙소라면 손더는 ‘손더’라는 기업이 가지고 있는 집을 호스팅 하는 숙소라고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기존 호텔과 다른 점은 손더는 레지던스나 오피스텔처럼 진짜 사람이 사는 곳을 매매 또는 렌트해서 숙박업으로 한다는 점입니다. 어떻게 보면 부동산업과 숙박업이 합쳐진 것 같기도 하죠?! 장기 숙박을 할 경우, 더 파격적인 할인이 되기 때문에 한달살기처럼 현지인의 삶을 꿈꾸며 장기 체류를 하고 싶은 분께 최적화된 숙소이기도 합니다. (단, 현지인은 예약할 수 없다고 해요.)



직접 이용해본 손더 리뷰


손더는 북미나 유럽의 대도시를 중심으로 전 세계 약 40개 도시에 약 7,000개의 룸을 보유하며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뉴욕에만 총 12개의 건물이 있는데요. 에어비앤비 애용자였던 저도 이번에는 에어비앤비가 아닌 뉴욕의 손더를 이용해봤습니다.


손더 배터리파크 | Sonder Battery park
주소. 2 Washington St, New York, NY 10004, USA
문의. 24시간 채팅 문의 가능
체크인 16:00 체크아웃 11:00

제가 이용한 뉴욕의 손더는 배터리파크에 위치한 레지던스 빌딩이었고, 숙박시설은 물론 현지 뉴요커들의 아파트이기도 한 곳이었습니다.

1층에 빌딩 리셉션 카운터와 라운지가 있어서 레지던스 주민이나 손더 이용객 모두 1층 라운지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24시간 가드와 카운터 직원이 상주해있어 안심할 수 있는 곳이기도 했고요. 손더는 호텔 로비처럼 체크인이 필요한 게 아니라 에어비앤비처럼 체크인 당일 해당 룸의 비밀번호를 안내받고, 곧바로 객실로 갈 수 있습니다.


손더는 각층에 골프연습장부터 헬스장, 비즈니스 센터, 라운지 등 다양한 시설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의 가장 주목할만한 시설은 루프탑입니다. 뉴욕의 가을 날씨는 물론, 마천루 뷰와 허드슨강 뷰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루프탑 실내 라운지 시설도 굉장히 좋아서 야외와 실내를 왔다 갔다 하면서 쾌적하게 보냈는데요. 루프탑 만으로도 손더에 묵을만한 가치는 충분했던 것 같습니다.



손더에서 뉴요커처럼 살아보기


객실은 역시 호텔이 아닌 레지던스의 느낌입니다. 문을 열면 긴 복도가 나오고 키친과 세탁실, 옷장, 욕실이 모두 기다란 복도에 붙어있었어요. 그리고 그 끝에는 작은 스튜디오 원룸이 나왔고요. 맨해튼에서 20만 원대에 이런 컨디션의 룸에서 단독으로 지낼 수 있는 건 축복이죠?! 늦은 밤에 도착해 어두웠는데도 청결하고 정돈된 룸 내부 컨디션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숙면을 취할 수 있는 큰 침대에 누워 뒹굴다 보면 피로가 풀립니다. 창밖으로 눈을 돌리면 낙엽이 떨어지는 맑게 갠 날씨도 즐길 수 있고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운치 있는 뉴욕을 즐길 수 있어요. 육안으로도 저 멀리 허드슨강의 넘실거리는 물결이 보이고 그 앞을 조깅하는 러너들도 보여서 정말 뉴요커가 된 기분입니다.


직접 요리를 해먹을 예정이었기 때문에 키친이 있는 곳으로 예약했는데, 오븐, 레인지, IH, 믹서, 커피 머신, 큰 냉장고, 식기세척기 등 진짜 현지인의 삶을 그대로 만끽할 수 있는 키친 사이즈였습니다.


그리고 이곳으로 한 가장 큰 이유. 세탁기와 건조기! 단벌 신사인 저는 이번 뉴욕행에 옷을 거의 가져오지 않았기 때문에 여기서 입고 빨기를 반복했는데요. 너무 편해서 다음에도 무조건 세탁실이 있는 곳으로 정할 것 같습니다.


옷장도 두 개나 있어서 널찍하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옷장 안이나 싱크대 밑에는 청소용품이 있는데요.


여기서 손더가 호텔과 또 다른 점을 말씀드리자면 룸 내부 청소를 본인이 직접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청소 또한 현지인처럼 본인이 해야 한다는 것이죠. 물론 청소요금을 추가로 내면 청소를 해주긴 하지만, 청소용품이 구비되어 있으니 본인이 하기에도 어렵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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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실 수납도 넉넉하고, 욕조도 있어 여독을 풀기에도 좋습니다.


저는 뉴욕의 손더 배터리파크에서 총 10박을 했고, 손더와 뉴욕시의 모든 수수료를 포함한 총가격은 1952.07달러였습니다. 1박에 약 195불인 셈인데 지금 환율로 치더라도 1박에 20만 원 대에 이 가격과 시설은 여기밖에 없을 정도로 만족했는데요.


코로나 이후, 빠르게 급변하는 호텔과 라이프스타일 트렌드. 더 이상 집과 근무지에 대한 속박이 예전만큼 높지 않은 이 시대에서 유연하게 현지인의 삶을 살 수 있는 손더가 어쩌면 해답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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