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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간수집가 LSH Nov 01. 2020

다양한 빈티지 가구 입수 방법

가구도 어쨌든 소모품

가구도 어쨌든 소모품


가구 같은 경우도 취향을 따지자면 끝도 없어진다. 임스, 알트 같은 이름 있는 빈티지 가구나 유럽의 앤틱가구, 그리고 한국의 전통 고가구 등 내 취향에 맞게 빈티지 가구를 구매하는 게 제일 좋겠지만 호주머니 사정을 맞춰야 한다. 나는 내가 진짜로 원하는 내 취향의 좋은 가구를 가지기 전까지는 비싼 돈을 주고 사지 않겠다고 결정했다. 가구도 어쨌든 소모품이니까.


어떤 건 받고, 어떤 건 주워오고, 어떤 건 중고장터에서 어떤 건 앤틱 샵에서 구매하기도 했다. 가구 같은 경우는 한 브랜드 제품을 다 맞춰서 진열하면 재미없는 모델하우스가 돼버릴 수도 있다. 하나하나 이야기가 있는 가구들로 집을 채워나가 보면 언제부턴가 그곳의 공기와 일치되는 걸 느낄 수 있다.



다양한 빈티지 가구의 입수 방법


1. 물려받기

맥시멀리스트인 엄마는 내가 시집가면 주겠다고 꽁꽁 싸매 둔 그릇과 가구들이 많았다. 그래서 이사를 할 때는 크게 어려움이 없었다. 우리 집에 도저히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가구들은 두고 왔지만.


기타 치는 1인용 소파

나는 간단하게 공간을 멋스럽게 연출할 수 있는 1인용 소파를 좋아한다. 빈티지 디자이너 소파를 좋아하긴 하지만 집에서 남는 소파를 하나만 가져가라고 해서 덥석 데려왔다. 워낙 부피가 큰 사이즈라 거실에 두면 사이즈가 애매할 것 같아 침실 구석에 두었다. 소파 옆에는 통기타를 두고 일이 하기 싫어질 때 앉아서 두들기거나 햇살 좋은 주말에 앉아 책을 보거나 한다.


4인용 식탁

선택권이 없었다. 사모님 취향의 본가 대리석 식탁은 너무 올드했다. 시골집에 쓰지 않는 쉐비 프렌치 느낌의 작은 4인용 식탁을 가져가라고 해서 두말없이 가지고 왔다. 테이블 다리와 체어는 아이보리 컬러지만 탑 프런트가 짙은 오크색이라 무난하게 쓰고 있다. 손님이 오거나 포인트를 주고 싶을 때는 식탁보를 덮는다.


침대

본가에서 쭉 써왔던 매트리스를 그대로 가져왔지만 침대 프레임은 지인에게 줬다. 도저히 내 스타일이 아니었던 침대 프레임은 놔두고 매트리스 받침 팔레트만 구매해서 조립했다.


축음기

본가에서 가져온 이 축음기는 지금은 단종되었지만 아주 오래된 제품은 아니다. LP 레코드는 물론 CD, 카세트테이프, USB까지 연결할 수 있는 만능 오디오 음향기기이다. 내가 LP를 모으기 시작한 것도 이 축음기 덕분이다. 침실의 앤틱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한몫 단단히 하고 있기도 하다.

 




2. 온라인 중고거래

언젠가는 이사를 해야 하고 내가 원하는 빈티지 가구는 도저히 손에 넣을 수 있는 가격이 아니었을 때 합의점을 찾기로 했다. 오래 쓸 게 아니라고 생각되면 중고거래를 고려하는 것도 좋다. 중고나라라는 네이버 카페가 가장 활성화된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이긴 하지만 그 외에도 번개장터나 요즘 대세인 당근 마켓 어플도 있다.


소파베드

집에 손님이 찾아올 것을 대비해 게스트룸을 만들면 좋겠지만 나는 드레스룸과 작업실로 방의 용도를 따로 두었기 때문에 손님용 소파베드를 구매하기로 했다. 이것저것 찾아보다 이케아의 소파 베드로 정했는데 가격은 80만 원 정도였다. 제 값을 주고 구매를 해도 좋지만 몇 년 쓸 것 같지 않은 물건이었기 때문에 온라인 중고거래를 알아보게 되었다. 중고나라라는 카페를 이용했는데  워낙 사기거래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터라 처음 이용해본 나는 꽤 겁을 냈다. 이케아의 소파베드를 검색하니 역시 몇 군데에서 물건을 내놓았다. 당장 이사가 코앞이라 얼른 처분해야 하는 사람을 만나 운 좋게도 25만 원의 가격으로 깨끗한 물건을 가져왔다.




3. 대를 이어가는 앤틱가구, 가치를 더하는 빈티지 디자이너 가구

공간 디자인을 하다 보면 앤틱가구나 빈티지 디자이너 가구 덕을 볼 때가 종종 있다. 이런 가구는 하나만 두어도 공간을 색다르게 바꾸는 마법의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돈으로 살 수 없는 오랜 시간을 거친 가구들은 색감과 냄새, 디자인 등 온몸으로 멋을 뽐낸다.


흔히들 말하는 개념으로 100년 이상된 가구를 앤틱 100년 이하 된 것을 빈티지라고들 한다. 나는 디자이너를 알 수 있는 가치 있는 가구들은 빈티지 디자이너라고 부른다. 요즘에는 100년이 지난 앤틱가구보다 오히려 이름 있는 빈티지 디자이너 가구들이 훨씬 더 비싸다. 하나의 작가 예술품으로 가지고 있는 개념으로 보면 될 것이다.

 

앤틱 가구를 구할 수 있는 건 역시 전문 앤틱 샵이나 빈티지샵이 있다. 우리나라에는 이태원의 앤틱 가구거리가 대표적이었는데 이제는 일산의 보넷길로도 많이 옮겨갔다. 하지만 이런 곳들은 너무 비싸게 거래된다는 말들도 있기 때문에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앤틱 샵들이나 빈티지 샵들을 다니며 발품을 팔아보는 게 좋다.

한국 전통 고가구나 물건들을 구매하고 싶다면 답십리의 고미술상가를 추천한다.


흔히들 앤틱가구 빈티지 디자이너 가구들은 너무 비싸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이런 가치 있는 가구들은 대를 이어가며 물려줄 수 있기 때문에 생각하기 나름이다. 너무 비싸 손이 가지 않는다면 사이드 테이블이나 와인 테이블, 매거진 랙이나 우산꽂이 등 작은 가구들부터 시작하면 된다. 너무 크고 중후한 앤틱 가구는 오히려 공간을 해칠 수도 있다. 작은 앤틱 가구 몇 가지만 조화롭게 두어도 화려하게 두른 앤틱가구들보다 더 고급스럽게 연출할 수도 있다.


네스트 테이블

서랍식으로 겹겹이 겹쳐서 수납할 수 있는 키가 낮은 테이블을 네스트 테이블이라고 부르는데 이런 네스트 테이블은 앤틱이라도 꽤 괜찮은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보통 세 개의 테이블로 구성된 경우가 많은데 나란히 두고 써도 좋고 따로 두고 써도 좋은 실용적인 가구다.


와인 테이블

사이드 테이블로 제격인 와인 테이블은 가격도 합리적이고 디자인도 예뻐 요즘에는 구하기 힘든 아이템이 되어버렸다.




5. 나만의 디자인, DIY 목공

가장 허들이 높을 수도 있겠지만 의외로 간단하게 만들 수도 있는 것들도 많다.


짜맞춤 책장

책장을 만드는 건 어렵지 않았다. 일본에 살 때부터 콘크리트 블록과 목재 판을 이용해 책장을 만들어 봤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같은 방법을 사용하기로 했다. 작업실 벽 사이즈에 맞춰 목공소에서 목재를 맞춰왔다. 콘크리트 블록을 쌓아 목재를 올리기만 하면 세상에서 가장 활용도 높고 저렴한 짜맞춤 책장이 완성된다. 마음 같아서는 책장 사이사이 수집품이나 데코레이션 소품을 두고 싶었지만 생각보다 책들이 더 많아서 원하는 이미지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괜찮다. 그렇다고 책을 버릴 수는 없으니까. 책장은 장르별로 코너를 나눴다.





빈티지 입문자들을 위한 팁



조금은 비싸더라도 값을 지불할 수 있는 나만의 '좋은 것'을 고르는 기준을 정하자. 소재나 디자인, 사이즈 등 본인의 기준을 가지고 있으면 돈을 들여야 할 때와 그렇지 않아도 될 때를 구별할 수 있다. 내 것을 만나기 전까지는 서둘러서 구매하지 않고 신중하게 기다려보자. 새것에 대해 거부감이 없다면 경우에 따라서는 내 호주머니 사정에 맞춰 중고거래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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