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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암댁 Mar 01. 2022

부암댁의 생각_7.외식의 품격



한 2-3년 맛집을 열심히 다니며 ‘응! 이래서 맛집이군!’ 그랬다. 그런데 근 1년 사이 외식이 불편해졌다. 입맛이 변한 건지 맛집의 맛이 변한건지 ‘이걸 맛있다고 먹었었는데...’ 하며 수저를 내려놓는다. 이번 제주 여행에서 특히 까탈이 정점을 찍었는데, 배고파 먹으면서도 궁금해 맛보면서도 ‘아....이제 제주도에서 뭘먹어야 하나?’ 싶었다.


외식을 해야하는 경우 맛집을 찾는데 시간을 많이 소요하는 편이었는데, 이제 그것도 지친다. 인스타에서 맛집을 검색해보면 죄다 마라마라하거나 치즈 즈왁즈왁이거나 트러플 때려붓거나... 일단 아웃. 그래서 그나마 혹독한 평을 한다는 맛집인플루언서의 맛집에 가 한술 뜨면 먹을만 하다 싶어도, 곧.. 읭? 양념이 너무 과해.. 먹고 나면 몸이 아플것 같아...ㅠㅠ



이젠 맛집 찾는데 시간 소비하기보다 적당히 백반집을 골라간다. 그나마 반찬중에 입에 맞는게 한두개 있다. 입에 안맞는 맛이어도 한두젓가락은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엔 맛보다 가격에서 찜찜하다. 반찬이 이것저것 많이 나오는데, 리필도 되는데 백반가격은 싸다. 돈 더 받으셔야 할 것 같은데 싶으면서도 또 서비스나 위생에서 가끔 놀랄때가 있다.



전엔 먹고 소비하는 입장에서 맛있다 없다 좋다 안좋다 하고 말았지만 공간 사부작을 하면서 지불 받는 입장에서도 생각해보기 시작했더니 더 어렵다. 인식 속의 외식과 현실의 외식의 갭이 너무 크다. 이건 이 가격 받아야 할 것 같은데, 주변을 돌아보면 너무 싸고. 이건 이 가격이 과한 것 같은데, 주변을 돌아보면 다 그렇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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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최근에 많이 소비되는 반찬가게의 반찬! 백화점 지하 갔다가 깜짝 놀랐다. 육전5장에 만오천원, 두부 3-4장 조려놓고 7천원이다 나물도 한접시 양에 5-6천원. 한끼 먹을 반찬 몇개 샀다간 3만원 훌쩍 넘겠다. 맛은? 괜찮을랑가? 그래놓고 시장에 가보니 반찬 3팩에 만원이다. 대체 가격 설정과 맛 설정이 어떻게 되는건지 알 수가 없다. 우짜란 말이고!!

외식, 아따 어렵네!

여행의 아쉬움은 제주에서 사온 옥돔에 제주꾸러미로 받은 무로 만든 무나물로 달랬다. 봄동을 무치고, 다시마전과 엄마가 설에 만들어준 녹두전 그리고 잘 익은 김치에 내가 만든 막걸리까지 알차게 먹었다. 꽤 많이 먹었음에도 부대끼지 않고, 아침에 붓지 않고 속도 편안하다. 제주에서 아침은 늘 띵띵 부어있었는데 말이지....



외식에 불편함에 혹시 답이 있을까 하여, 이용재작가가 쓴 한식의 품격이라는 책을 다시 들춰본다. 그때 읽을 땐 비평이 날카롭다 싶었던 기억인데.... 흠... 어렵다, 외식.

#외식의품격을찾습니다 #부암댁의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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